공모명 | 제1회 모란조각대상전 |
전시기간 | 1997.09.21 ~ 1997.10.25 |
수상후보작가 | 김성복, 김승영, 김승환, 김익성, 김태성, 박지현, 성상은, 이기일, 이기칠, 이동용, 이영주, 이재효, 전식덕, 전항섭, 정 현, 차주만, 최영희, 최옥영, 최정열, 하인순, 한상업 |
심사위원 | 엄태정, 박석원, 윤난지, 이연수 |
대상 | 이기칠 |
우수상 | 김승영, 한상업 |
특별상 | 박지현, 이동용, 최옥영 |
심사평 | 모란미술관은 1995년부터 모란미술대상전을 마련하여 젊은 작가들에 대한 사설미술관의 후원의지의 본보기를 보여주었으며, 올해들어 그것은 조각이라는 장르로 후원의 대상을 압축한 공모전 형식의 모란조각대상전으로 거듭나게 되었다. 개념과 기법, 재료의 다양성에도 불구하고 '공간'을 어떻게 관리해 갈 것인가 라는 문제를 두고 고심한 흔적들이 출품작들에서 전반적으로 탐지되는 것으로 보아, 장르 간의 장벽 허물기가 일반화되고 있는 상황에서도 조각의 고전적인 개념은 아직도 그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는 듯 하다. 그러나 공간에 부여하는 의미와 그것을 쪼개거나 엮어가는 방법은 작가마다 많은 편차를 보이는데, 공간을 형태로 취급하기도 하고 메시지 전달의 장으로 활용하기도 하며, 재료면에서는 나무, 금속, 돌 등 전통적 재료 뿐 아니라 오브제를 차용하거나 테크놀로지를 동원하는 등 다양한 면모를 보인다. 그 중 이기칠은 숙련과 끈기를 요구하는 기법으로 화강암의 속을 파내어 네가티브 공간을 만들어냄으로써 조각의 본질을 묻는다. 조각은 '무엇이다'를 보여준다기보다 그것이 '무엇일 수 있는가' 를 탐색하고 있는 것이다. 그것은 공간을 차지하는 것이기도 하고 공간을 만들어내는 것이기도 하며, 안인 동시에 밖이며, 형태인 동시에 사물이다. 그와 마찬가지로 전통조각의 범주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예로, 섬세한 선적인 요소로 수직적인 형상을 만들어낸 이동용은 조형상의 완성도에서, 쇠똥이라는 독특한 재료로 원시적인 생물이나 도구 같은 것을 연상시키는 인류학적 형상을 만들어낸 최옥영은 재료와 형태의 일치라는 면에서 주목할 만 하다. 이들이 주로 형태 탐구에 주력하였다면 오브제와 문자를 사용한 한상업의 작품에서는 전쟁과 폭력에 대한 메시지가 직접적으로 읽혀진다. 같은 맥락의 작업으로, 박지현은 풍자적이며 은유적인 방법으로 사회상을 언급하며, 김승영은 전통재료와 테크놀로지를 넘나들면서 좀더 본질적인 면에서 존재의 의미를 탐구한다. 작품들을 대하면서 아쉬웠던 점은 스스로 세운 개념과 그것을 수행하는 방법에 승부를 걸고 극한까지 도전해 보는 끈질긴 작가 의식이 뚜렷이 감지되지 않는 것이었다. 예술마저도 정보의 홍수 속에서 표류해야 하는 상황에도 문제가 있겠지만, 그럴 때일수록 이곳 저곳을 기웃거리기보다 의연한 선택을 굳건히 지키는 용기와 신념이 절실히 요구되는 것이다.
심사위원 일동 /윤 난 지(미술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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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상
이기칠, < 작업 Ⅵ-Ⅰ>, 자연석, 168 x 95 x 46 cm, 1996
우수상
김승영, <비 碑>, 대리석, 마천석, 120 x 1000 x 175 cm, 1997
한상업, <어떤 사건이 일어날런지 모른다>, 혼합재료(철, 오브제, 유리), 180 x 90 x 50 cm, 1997
특별상
박지현, <철의 장막>, 철, 납, 500 x 80 x 240 cm, 1997
이동용, <풍경>, 동파이프, 65 x 45 x 265 cm, 1997
최옥영, <우주, 커다란 집>, 나무, 소똥, 160 x 160 x 95 cm, 1997
모란미술관은 1995년부터 모란미술대상전을 마련하여 젊은 작가들에 대한 사설미술관의 후원의지의 본보기를 보여주었으며, 올해들어 그것은 조각이라는 장르로 후원의 대상을 압축한 공모전 형식의 모란조각대상전으로 거듭나게 되었다. 개념과 기법, 재료의 다양성에도 불구하고 '공간'을 어떻게 관리해 갈 것인가 라는 문제를 두고 고심한 흔적들이 출품작들에서 전반적으로 탐지되는 것으로 보아, 장르 간의 장벽 허물기가 일반화되고 있는 상황에서도 조각의 고전적인 개념은 아직도 그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는 듯 하다. 그러나 공간에 부여하는 의미와 그것을 쪼개거나 엮어가는 방법은 작가마다 많은 편차를 보이는데, 공간을 형태로 취급하기도 하고 메시지 전달의 장으로 활용하기도 하며, 재료면에서는 나무, 금속, 돌 등 전통적 재료 뿐 아니라 오브제를 차용하거나 테크놀로지를 동원하는 등 다양한 면모를 보인다.
그 중 이기칠은 숙련과 끈기를 요구하는 기법으로 화강암의 속을 파내어 네가티브 공간을 만들어냄으로써 조각의 본질을 묻는다. 조각은 '무엇이다'를 보여준다기보다 그것이 '무엇일 수 있는가' 를 탐색하고 있는 것이다. 그것은 공간을 차지하는 것이기도 하고 공간을 만들어내는 것이기도 하며, 안인 동시에 밖이며, 형태인 동시에 사물이다. 그와 마찬가지로 전통조각의 범주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예로, 섬세한 선적인 요소로 수직적인 형상을 만들어낸 이동용은 조형상의 완성도에서, 쇠똥이라는 독특한 재료로 원시적인 생물이나 도구 같은 것을 연상시키는 인류학적 형상을 만들어낸 최옥영은 재료와 형태의 일치라는 면에서 주목할 만 하다. 이들이 주로 형태 탐구에 주력하였다면 오브제와 문자를 사용한 한상업의 작품에서는 전쟁과 폭력에 대한 메시지가 직접적으로 읽혀진다. 같은 맥락의 작업으로, 박지현은 풍자적이며 은유적인 방법으로 사회상을 언급하며, 김승영은 전통재료와 테크놀로지를 넘나들면서 좀더 본질적인 면에서 존재의 의미를 탐구한다.
작품들을 대하면서 아쉬웠던 점은 스스로 세운 개념과 그것을 수행하는 방법에 승부를 걸고 극한까지 도전해 보는 끈질긴 작가 의식이 뚜렷이 감지되지 않는 것이었다.
예술마저도 정보의 홍수 속에서 표류해야 하는 상황에도 문제가 있겠지만, 그럴 때일수록 이곳 저곳을 기웃거리기보다 의연한 선택을 굳건히 지키는 용기와 신념이 절실히 요구되는 것이다.
심사위원 일동 /윤 난 지(미술사가)
대상
이기칠, < 작업 Ⅵ-Ⅰ>, 자연석, 168 x 95 x 46 cm, 1996
우수상
김승영, <비 碑>, 대리석, 마천석, 120 x 1000 x 175 cm, 1997
한상업, <어떤 사건이 일어날런지 모른다>, 혼합재료(철, 오브제, 유리), 180 x 90 x 50 cm, 1997
특별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