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명: 모란미술관의 四季 Spring_Summer_Autumn & Winter
발행인: 이연수
발행처: 모란미술관
출판년도: 200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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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례
1. 미술관 소개 ⠀ ⠀ ⠀ ⠀ ⠀⠀ 36
⠀ 1-1. 주요시설⠀ ⠀ ⠀ ⠀⠀ 38
⠀ 1-2. 주요소장품⠀ ⠀ ⠀⠀ 40
⠀ 1-3. 주요사업⠀ ⠀ ⠀ ⠀ ⠀42
2. 모란미술관 15년⠀ ⠀ ⠀ 44
모란미술관 15주년
최태만(미술평론가, 국민대학교 교수)
모란미술관의 개관과 미술관 문화의 태동
모란미술관이 위치한 남양주시는 서울의 동북부에 위치한 배후도시로서 북한강과 남한강이 합류하는 아름다운 자연환경을 지니고 있을 뿐만 아니라 다산 정약용 선생의 묘가 있어 실학의 고장으로 불려지기도 한다. 모란미술관은 46번국도 이른바 경춘국도와 인접해 있기 때문에 해마다 휴가철이면 나들이 나온 차량들이 꼬리를 무는 진풍경이 펼쳐진다. 지리적으로 서울과 가까운 곳에 자리잡고 있기 때문에 접근성도 좋을 뿐만 아니라 미술관 뒤로 모란공원이 있어 모란미술관은 여러 잡지 등을 통해 둘러볼만한 나들이 코스로 빈번하게 소개되고 있다. 그러나 모란미술관은 비단 하루코스로 다녀올 수 있는 작고 아기자기한 조각공원으로만 규정하기에 본격적인 미술관으로서 그 활동의 영역이 넓고 다양하다.
모란미술관이 개관한 것은 1990년으로써 그 해 4월 28일부터 6월 30일까지 개관을 기념하여 '21세기를 향한 조각의 표현전'을 개최함으로써 야외조각미술관으로 출범했다. 김윤, 김윤화, 김익태, 김진성, 김홍곤, 류인, 박상숙, 박희선, 신달호, 심정수, 이연수, 이원경, 장대일, 전항섭, 지경수, 최병민, 최승호, 최종걸 등의 출신학교를 달리하는 작가들이 출품한 이 전시의 도록에서 심광현은 "서울-경기-강원지역을 연결하는 지역미술의 활성화와 공원묘지라는 특성 속에서 움직이는 독특한 미술관 운영이라는 성격은 나름대로 우리 미술문화의 다면적 발전에 기여할 일정한 토대가 될 수 있는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고 전망한 바 있다.
실제로 모란미술관은 짧은 시간 내 지역미술은 물론 한국조각의 발전에 일정한 역할을 담당하는 미술관으로 성장하였으므로 그 전망은 빗나가지 않았다. 또한모란미술관은 개관기념전에 출품된 대부분의 작품을 소장하여 조각공원으로서의 기반을 구축할 수 있었다. 본격적으로 조각공원을 조성하면서 최태만을 큐레이터로 채용하여 이듬해 개관 일주년 기념으로 '한국 형상조각의 모색과 전망'을 기획하였는데 이 전시에는 김병화, 김주호, 김창세, 김홍곤, 도학회, 류인, 박희선, 배형경, 백윤기, 심정수, 유향숙, 이연수, 이원경, 이종빈, 임영선, 장대일, 최병민, 허위영, 홍순모 등, 전시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아카데믹한 인체조각이 아니라 주로 형상을 통해 인간의 존재나 사회적 주제를 표현한 작가들을 초대했다. 당시 전시를 기획했던 필자로서는 미술관 배후에 있는 모란공원의 성격을 감안하여 인간의 삶에 대해 진지하게 성찰하는 작품들을 소개함으로써 예술에 있어서 심미성 못지않게 사람들로 하여금 삶에 대해 되돌아보는 기회를 제공하고자 했던 것이다. 그러나 돌이켜보면 기획취지와 상관없이 이런 경향들을 집중적으로 소개하려던 의도가 대중적 소통에는 유효했을지 모르지만 자칫 미술관을 무겁게 만들 수도 있었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전시에 출품된 류인의 <지각의 주>나 임영선의 <사람들-오늘>과 같은 작품은 구상조각이 진부하고 상투적인 것이 아니라 충분히 신선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경기도에 새롭게 개관한 야외조각전시장으로 인식되던 미술관이 1992년에 개최한 모란국제조각심포지움을 통해 국내는 물론 국제적으로 알려질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였다는 점도 기록해둘 필요가 있다.그해 7월 21일부터 8월 13일까지 모란미술관 야외조각전시장의 한쪽에 작업장을 만들고 한국의 김평식과 성동훈을 포함하여, 네덜란드의 마크 부뤼스(Mark Brusse), 헝가리의 미하일 가보(Mihaly Gabor), 슬로바키아의 두산 크라릭(Dusan Kralik), 이탈리아의 루치아노 마싸리(Luciano Massari), 이스라엘의 살로 사울(Salo Saul), 불가리아의 게오르기 차프카노프(Georgy Tchapkanov), 그리고 페루의 알베르토 쿠즈만(Alberto Guzman) 등이 참가하여 펼친 이 심포지움은 88서울올림픽을 기념하여 개최한 국제조각심포지움 이후 국내에서 최초로 열린 것으로서 특히 적은 예산으로 국제적 작가를 초청하여 실현시킨 것이었으므로 필자에게도 소중한 경험이었다.
이 조각심포지움을 위해 필자는 1997년에 타계한 박희선과 함께 유럽을 돌며 작가들을 만났고, 헝가리의 가보와 그 전에 일본에서 작품을 본 바 있는 차프카노프를 제외하면 나머지 작가들을 전보 공모를 통해 선정했는데 흥미로운 사실은 국제적 지명도가 높은 마크 브뤼스와 알베르토 구즈만이 공모에 응모했다는 점이다 결과적으로 미술관은 이 심포지움을 통해 외국작가의 작품을 소장할 수 있었고, 작가들에게는 한국미술에 대해 알리는 기회가 되었는데 이 사업이 일회로 그친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모란국제조각심포지움 이후로 국내에도 지방자치단체들을 중심으로 심포지움을 통해 조각공원을 조성하는 사업이 활발하게 펼쳐진 것도 밝혀둔다. 필자가 모란미술관에서 마지막으로 했던 일이 미술관 등록이었으며, 1992년에 제정된 '박물관 및 미술관진흥법'에 따라 등록을 신청하였으나 그해에는 반려되고 1993년에야 문화부에 사립미술관으로 등록함으로써 미술관으로서 위상을 확립할 수 있었다.
개관 이후 지금까지 모란미술관의 활동을 시기별로 고찰해 보면 크게 네 단계로 나눌 수 있을 것이다. 첫째, 미술관의 설립으로부터 문화부에 사립미술관으로 등록할 때까지를 모란미술관의 태동기라고 한다면, 그 후로부터 미술관 부설 모란갤러리를 중심으로 활발한 전시활동을 펼치기 직전까지를 모색기, 모란갤러리를 거점으로 서울과 경기도를 연결하며 입체적인 활동을 펼쳤던 시기를 성장기, 그리고 경기도의 모란미술관을 중심으로 전시 및 사업의 내실을 추진한 시기를 성숙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모란미술관의 본격적인 위상은 모란갤러리를 개설하고 모란미술대상을 제정했던 1996년을 전후하여 정립되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특히 1996년 이후 모란미술관이 매년 기획하였던 '오늘의 한국조각'은 현대 한국조각사를 섬세하게 훑어보는 중요한 전시이자 조각미술관으로서 모란미술관의 성격을 보여주는 전시로 자리매김하는 계기를 제공했다.
'오늘의 한국조각' 전시에 대한 평가
모란미술관은 서울과 떨어져 있는 지리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1996년 서울 인사동에 모란미술관 부설 모란갤러리를 개관하면서 그 첫 전시로 '오늘의 한국조각: 한국 현대조각의 조형성'을 개최하였다. 1996년 이후 매년 개최해 오고 있는 이 전시는 현대 한국조각사를 정리한다는 차원에서 매우 중요한 것임에 분명하다. 첫 전시에는 김찬식, 최의순, 최만린, 엄태정, 박석원, 신옥주, 김유선, 류인, 박희선, 원인종이 참가하였는데 필자가 큐레이터로 근무하던 당시 의식적으로 배제했던 추상조각을 수용하고 한국조각의 역사를 새롭게 조명하겠다는 의지가 담긴 전시란 점에서 필자는 향후 지속될 전시의 향방을 예견케 만드는 전시로 평가하고 싶다.
이 전시 이후 모란미술관은 매회 커미셔너를 위촉하여 그들의 비평적 시각이 담긴 전시를 보여줌으로써 미술계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이를테면 두 번째 '오늘의 한국 조각-사유의 깊이'는 김용대를 커미셔너로 위촉하여 만든 전시로서 박종배, 엄태정, 박석원, 최인수, 안규철, 이수홍 등이 참가했다. 1998년과 1999년에 커미셔너를 맡은 김정희에 의해 각각 기획된 '오늘의 한국조각98-물질의 흔적', '오늘의 한국조각99-선(線)'은 조각의 조형요소를 전시의 제목이자 주제로 설정하여 먼저 '물질의 흔적'에는 심문섭, 최인수, 이기칠, 김주현의 작품을 전시하고 이듬해 '선'을 주제로 한 전시에 김세일, 정재철, 서정국, 신옥주, 홍승남의 작품을 전시함으로써 포괄적으로 애매한 것이 아닌 구체적이면서 직접적인 주제를 부각시키려고 했던 점이 돋보이는 전시로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앞의 두 전시가 대체로 조각에 있어서 형식적 특징에 초점을 맞춘 것이라고 한다면 모란갤러리를 잠정적으로 폐쇄하고 다시 전시 역량을 마석의 모란미술관으로 결집시킨 후 기획한 '오늘의 한국조각2000: 새로운 차원을 찾아서'는 조각의 다원성을 수용하려는 의도를 드러낸다. 서로 성향과 방법을 달리하는 이용덕, 김수자, 최재은, 박상숙, 문주, 정현 등이 참가한 이 전시는 그동안 연례적으로 기획, 개최하였던 '오늘의 한국조각'이 대체로 당대조각(contemporary sculpture)에 주목하였던 전례보다 더 최근의(up-to-date) 경향에 초점을 맞춘 것인데 이 전시를 끝으로 '오늘의 한국조각'은 '근현대 한국조각사의 재조명'이란 방향으로 선회하여 개인전과 단체전을 병행하며 개최하고 있다. 그 첫번째 전시가 2001년의 '4인의 시각전'으로서 해방 이후 조각을 배운 이른바 한글 제1세대에 해당하는 김정숙, 윤영자, 백문기, 김세중을 초대하였다. 이 전시를 위해 이미 작고한 김정숙, 김세중 두 조각가의 유족들이 한국 현대조각사 연구의 중요 참고자료를 내놓았기 때문에 자료전으로서도 의미가 큰 전시로 기록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이 전시는 국립현대미술관이 기획했던 '근대를 보는 눈: 조소' 이후 우리나라 현대조각을 본격적으로 재조명하고자 한 것으로서 모란미술관의 정체성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우는 계기를 제공했다. 현대조각의 미술사적 조명과 평가란 취지에 따라 2002년, 2003년에 각각 최의순, 송영수의 개인전과 유작전을 개최한 바 있는 모란미술관은 2004년에 <한국조각의 오늘: 조형탐구의 방법론>이란 제목 아래 강태성과 최병상을 초대하였다.
이상에서 볼 때 '오늘의 한국조각' 시리즈는 김정숙, 김세중과 같은 작고작가로부터 김주현에 이르기까지 세대와 경향을 달리하는 작가들을 재평가하는 기회를 가짐으로써 한국현대조각사 서술의 기틀을 세우는 전시로 자리매김하였던 것이다.
그 밖의 국제교류사업으로 1992년에 개최한 <모란국제조각심포지움>을 비롯하여 1998년 미술관 새단장 기념으로 개최한 <파푸아뉴기니 부족전>, 유럽과 한국의 조각가들이 원(圓)을 주제로 참가헀던 <원을 넘어서> 등을 들 수 있다. 그러나 본격적인 국제기획전으로 남양주시가 주최하고 모란미술관이 주관한 '몽골현대미술: 유목민의 서사시'(2002년 10월 12일-11월 10일)를 빼놓을 수 없다. 몽골과 수교한 후 간헐적으로 몽골미술이 국내에 소개된 적은 있으나, 이 전시처럼 체계적이면서 대규모로 전시를 가진 경우는 없었기 때문에 이 전시를 통해 몽골현대미술의 흐름과 면모를 파악할 수 있었다.
몽골현대미술전을 위해 남양주시와 모란미술관은 큐레이터를 몽골에 파견하여 몽골 현대미술 관련 자료 및 정보를 수집하고 작가를 직접 만나 전시 교섭업무를 진행하도록 함으로써 몽골 현대미술의 흐름을 일목요연하게 파악할 수 있는 전시를 구성할 수 있었다. 최근에는 외부의 미술평론가에게 전시기획을 위임하여 현대 불교미술의 가능성을 모색한 '니르바나, 생과 사의 경계에서'를 개최하기도 한 모란미술관이 그동안 열었던 그 밖의 기획전으로서 지역미술 활성화를 위해 개최한 '춘천지역작가초대전'(1990), 충북작가를 초대한 'ASPECT'(1994), '강원현대작가회전'(1994), '물고을작가초대전'(1996), 모란미술관이 기획하고 의정부에 있는 경기도 제2청사에서 열린 '경기 북부의 회화와 조각: 금빛날개'(2002) 등이 있다. 한편 모란미술관이 개최한 개인전 중에서 대표적인 것을 몇 개 선별해 보면 '박희선(1994), 전준(1996), 정현, 이용덕, 최태훈(2000)' 등을 들 수 있을 것인데 그중 박희선은 1997년 타계하였기 때문에 이듬해 우성김종영기념사업회 주최로 인사동 모란갤러리에서 유작전을 가졌으며, 2004년에는 개관 초기부터 미술관과 관계를 가져온 류인의 5주기를 맞이하는 추모전시 역시 모란갤러리에서 열렸다.
젊은 조각가의 육성과 창작지원
모란미술관의 활동 중에서 전시 못지않게 심혈을 기울여 추진해온 것으로 우수한 작가를 선정하여 지원하는 시상제도를 들 수 있다. 1995년에는 '한국 현대미술의 현실을 직시하고 예술적으로 승화된 작품을 통해 괄목할 만큼 발전된 창작 풍토를 일군 작가를 선정하여 시상하고, 그 작가의 창작을 지원함으로써 지속적이고 긍정적으로 한국 미술 발전에 공헌할 수 있는 계기를 부여'하려는 목적으로 '모란미술대상'을 제정, 첫 해의 대상작가로 김황록을 선정하였다. 9명의 추천위원들로부터 추천을 받은 만 40세 미만의 작가를 대상으로 심
모란미술관은 대상을 수상한 작가에게 이듬해 모란미술관에서 열린 제2회 모란미술대상전과 동시에 서울의 모란갤러리에서 수상작가 초대전을 마련해줌으로써 파격적인 '창작지원'의 선례를 보이기도 했다.
1997년부터 '모란미술대상'을 격년제인 '모란조각대상'으로 변경하는 한편 운영도 추천제로부터 공모제로 바꿔 시행하였다. 모란조각대상의 시행규칙을 보면 개인전 1회 이상의 40세 미만의 작가의 공모를 받아 서류심사를 거쳐 선정된 작가들의 작품을 전시한 후 수상작가를 선정하였음을 알 수 있다. 새로운 제도에 따라 응모한 21명의 후보작가 중 대상에는 이기칠, 우수상은 김승영과 한상업, 특별상은 박지현, 이동용, 최옥영 등이 선정되었다. 1999년에 개최된 제2회 모란조각대상에는 김태곤이 대상을 수상하였다. 이 상은 우성 김종영기념사업회가 40세 이하의 젊은 조각가에게 수여하는 '김종영조각상', 김세중기념사업회가 젊은 조각가를 육성하기 위해 제정한 '김세중청년조각상'과 함께 우리나라 조각의 발전에 공헌한 바가 크다. 특히 역대 수상 작가들이 지속적으로 좋은 작품을 발표하면서 미술계에 두각을 나타냄으로써 젊은 조각가들에게 모란조각대상은 도전해볼만한 공모 시상제도로 각인되었음을 알 수 있다.
교육, 학술, 출판사업
미술관의 공익적 활동 중에서 교육과 학술연구도 빼놓을 수 없는 부분임에 분명하다. 그런 점에서 모란미술관의 활동은 작은 규모의 사립미술관으로서는 모범적인 선례를 보여주고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그중 모란미술관이 펼치고 있는 교육사업으로 지역의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모란미술관학교를 들 수 있다. 1993년부터 시작한 이 교육프로그램은 현장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유능한 작가들을 강사진으로 확보하여 학교교육의 보완은 물론 실제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청소년들이 현대미술과 가까워질 수 있는 동기를 부여하여 왔다.
학술행사는 초기부터 미술관이 관심을 가지고 시행해온 사업인데 프리미티비즘 전시를 준비하면서 994년 12월 16일 서울의 동아갤러리 세미나실에서 '한국미술과 프리미티비즘'을 주제로 '원시미술의 기원과 그 특성'(김인환/조선대 교수), '한국미술에 있어서 원시성과 그 재생(박용숙/동덕여대 교수)', '한국미술에 있어서 토속성과 원시성'(최태만/국립현대미술관 학예연구사) 등의 논문을 발표하여 전시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그 전시의 타당성에 대한 학술적 검증을 받고자 한 태도는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4인의 시각전'을 통해 '오늘의 한국조각' 전시의 방향전환을 시도하던 2001년에는 마침 근대조각의 개척자 김복진의 탄신 100주년이 되는 해이기도 했다. 김복진 탄신 100주년을 기념하여 모란미술관은 뜻있는 연구자들과의 협력을 통해 '김복진과 그 시대의 작가들'이란 주제로 학술대회를 개최하였는데 이 학술대회에는 '한국 근현대 아카데미즘 조각에 대한 연구'(조은정/한남대 대학원 겸임교수), '지재불후(志在不朽), 우성 김종영의 예술과 사상'(최태만/서울산업대 교수), '윤효중의 전통성과 소재주의 혹은 성공과 실패'(윤범모/경원대 교수), '월북 조소예술가들'(최열/미술평론가) 등의 논문이 발표되었다. 김복진과 도시에 활동했던 작가들의 예술적 공과를 검증하는 이 학술행사를 통해 근대 한국조각의 비판적 검증을 시도했다는 것은 나름대로 의미있는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밖에도 모란미술관은 주요 전시 때마다 부대행사로 세미나를 개최함으로써 전시의 의미나 내용을 학술적으로 밝히는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
미술관에서 가장 중요한 출판사업은 무엇보다 자료적 가치가 높은 양질의 도록을 발간하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모란미술관이 지금껏 발간해온 도록은 우리나라 조각의 주요 흐름과 위상을 검증할 수 있는 자료라고 할 수 있다. 전시와 더불어 출간하는 도록과 아울러 모란미술관이 펴내고 있는 모란미술총서는 우리나라 조각연구에 빼놓을 수 없는 자료로서 그 위치를 잡아가고 있다. 2001년 모란미술관 총서 제1권으로 『한국근대조각의 개척자 김복진의 예술세계』를 출판한 바 있는 모란미술관은 2003년의 '오늘의 한국조각: 송영수'전을 맞아 두 번째로 『거친 쇠붙이에 깃든 영혼-철조각의 선구자 송영수』를 출판하였으며, 세 번째 총서로 최태만의 『현대 한국조각사연구』의 출판을 준비 중에 있다.
도서 구입 및 관련 문의는 모란미술관 학예실로 연락바랍니다.
Tel)031-594-8001
E-mail) moran1990@hanmail.net
도서명: 모란미술관의 四季 Spring_Summer_Autumn & Winter
발행인: 이연수
발행처: 모란미술관
출판년도: 2004.12.
판매가: -
차 례
1. 미술관 소개 ⠀ ⠀ ⠀ ⠀ ⠀⠀ 36
⠀ 1-1. 주요시설⠀ ⠀ ⠀ ⠀⠀ 38
⠀ 1-2. 주요소장품⠀ ⠀ ⠀⠀ 40
⠀ 1-3. 주요사업⠀ ⠀ ⠀ ⠀ ⠀42
2. 모란미술관 15년⠀ ⠀ ⠀ 44
모란미술관 15주년
최태만(미술평론가, 국민대학교 교수)
모란미술관의 개관과 미술관 문화의 태동
모란미술관이 위치한 남양주시는 서울의 동북부에 위치한 배후도시로서 북한강과 남한강이 합류하는 아름다운 자연환경을 지니고 있을 뿐만 아니라 다산 정약용 선생의 묘가 있어 실학의 고장으로 불려지기도 한다. 모란미술관은 46번국도 이른바 경춘국도와 인접해 있기 때문에 해마다 휴가철이면 나들이 나온 차량들이 꼬리를 무는 진풍경이 펼쳐진다. 지리적으로 서울과 가까운 곳에 자리잡고 있기 때문에 접근성도 좋을 뿐만 아니라 미술관 뒤로 모란공원이 있어 모란미술관은 여러 잡지 등을 통해 둘러볼만한 나들이 코스로 빈번하게 소개되고 있다. 그러나 모란미술관은 비단 하루코스로 다녀올 수 있는 작고 아기자기한 조각공원으로만 규정하기에 본격적인 미술관으로서 그 활동의 영역이 넓고 다양하다.
모란미술관이 개관한 것은 1990년으로써 그 해 4월 28일부터 6월 30일까지 개관을 기념하여 '21세기를 향한 조각의 표현전'을 개최함으로써 야외조각미술관으로 출범했다. 김윤, 김윤화, 김익태, 김진성, 김홍곤, 류인, 박상숙, 박희선, 신달호, 심정수, 이연수, 이원경, 장대일, 전항섭, 지경수, 최병민, 최승호, 최종걸 등의 출신학교를 달리하는 작가들이 출품한 이 전시의 도록에서 심광현은 "서울-경기-강원지역을 연결하는 지역미술의 활성화와 공원묘지라는 특성 속에서 움직이는 독특한 미술관 운영이라는 성격은 나름대로 우리 미술문화의 다면적 발전에 기여할 일정한 토대가 될 수 있는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고 전망한 바 있다.
실제로 모란미술관은 짧은 시간 내 지역미술은 물론 한국조각의 발전에 일정한 역할을 담당하는 미술관으로 성장하였으므로 그 전망은 빗나가지 않았다. 또한모란미술관은 개관기념전에 출품된 대부분의 작품을 소장하여 조각공원으로서의 기반을 구축할 수 있었다. 본격적으로 조각공원을 조성하면서 최태만을 큐레이터로 채용하여 이듬해 개관 일주년 기념으로 '한국 형상조각의 모색과 전망'을 기획하였는데 이 전시에는 김병화, 김주호, 김창세, 김홍곤, 도학회, 류인, 박희선, 배형경, 백윤기, 심정수, 유향숙, 이연수, 이원경, 이종빈, 임영선, 장대일, 최병민, 허위영, 홍순모 등, 전시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아카데믹한 인체조각이 아니라 주로 형상을 통해 인간의 존재나 사회적 주제를 표현한 작가들을 초대했다. 당시 전시를 기획했던 필자로서는 미술관 배후에 있는 모란공원의 성격을 감안하여 인간의 삶에 대해 진지하게 성찰하는 작품들을 소개함으로써 예술에 있어서 심미성 못지않게 사람들로 하여금 삶에 대해 되돌아보는 기회를 제공하고자 했던 것이다. 그러나 돌이켜보면 기획취지와 상관없이 이런 경향들을 집중적으로 소개하려던 의도가 대중적 소통에는 유효했을지 모르지만 자칫 미술관을 무겁게 만들 수도 있었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전시에 출품된 류인의 <지각의 주>나 임영선의 <사람들-오늘>과 같은 작품은 구상조각이 진부하고 상투적인 것이 아니라 충분히 신선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경기도에 새롭게 개관한 야외조각전시장으로 인식되던 미술관이 1992년에 개최한 모란국제조각심포지움을 통해 국내는 물론 국제적으로 알려질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였다는 점도 기록해둘 필요가 있다.그해 7월 21일부터 8월 13일까지 모란미술관 야외조각전시장의 한쪽에 작업장을 만들고 한국의 김평식과 성동훈을 포함하여, 네덜란드의 마크 부뤼스(Mark Brusse), 헝가리의 미하일 가보(Mihaly Gabor), 슬로바키아의 두산 크라릭(Dusan Kralik), 이탈리아의 루치아노 마싸리(Luciano Massari), 이스라엘의 살로 사울(Salo Saul), 불가리아의 게오르기 차프카노프(Georgy Tchapkanov), 그리고 페루의 알베르토 쿠즈만(Alberto Guzman) 등이 참가하여 펼친 이 심포지움은 88서울올림픽을 기념하여 개최한 국제조각심포지움 이후 국내에서 최초로 열린 것으로서 특히 적은 예산으로 국제적 작가를 초청하여 실현시킨 것이었으므로 필자에게도 소중한 경험이었다.
이 조각심포지움을 위해 필자는 1997년에 타계한 박희선과 함께 유럽을 돌며 작가들을 만났고, 헝가리의 가보와 그 전에 일본에서 작품을 본 바 있는 차프카노프를 제외하면 나머지 작가들을 전보 공모를 통해 선정했는데 흥미로운 사실은 국제적 지명도가 높은 마크 브뤼스와 알베르토 구즈만이 공모에 응모했다는 점이다 결과적으로 미술관은 이 심포지움을 통해 외국작가의 작품을 소장할 수 있었고, 작가들에게는 한국미술에 대해 알리는 기회가 되었는데 이 사업이 일회로 그친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모란국제조각심포지움 이후로 국내에도 지방자치단체들을 중심으로 심포지움을 통해 조각공원을 조성하는 사업이 활발하게 펼쳐진 것도 밝혀둔다. 필자가 모란미술관에서 마지막으로 했던 일이 미술관 등록이었으며, 1992년에 제정된 '박물관 및 미술관진흥법'에 따라 등록을 신청하였으나 그해에는 반려되고 1993년에야 문화부에 사립미술관으로 등록함으로써 미술관으로서 위상을 확립할 수 있었다.
개관 이후 지금까지 모란미술관의 활동을 시기별로 고찰해 보면 크게 네 단계로 나눌 수 있을 것이다. 첫째, 미술관의 설립으로부터 문화부에 사립미술관으로 등록할 때까지를 모란미술관의 태동기라고 한다면, 그 후로부터 미술관 부설 모란갤러리를 중심으로 활발한 전시활동을 펼치기 직전까지를 모색기, 모란갤러리를 거점으로 서울과 경기도를 연결하며 입체적인 활동을 펼쳤던 시기를 성장기, 그리고 경기도의 모란미술관을 중심으로 전시 및 사업의 내실을 추진한 시기를 성숙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모란미술관의 본격적인 위상은 모란갤러리를 개설하고 모란미술대상을 제정했던 1996년을 전후하여 정립되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특히 1996년 이후 모란미술관이 매년 기획하였던 '오늘의 한국조각'은 현대 한국조각사를 섬세하게 훑어보는 중요한 전시이자 조각미술관으로서 모란미술관의 성격을 보여주는 전시로 자리매김하는 계기를 제공했다.
'오늘의 한국조각' 전시에 대한 평가
모란미술관은 서울과 떨어져 있는 지리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1996년 서울 인사동에 모란미술관 부설 모란갤러리를 개관하면서 그 첫 전시로 '오늘의 한국조각: 한국 현대조각의 조형성'을 개최하였다. 1996년 이후 매년 개최해 오고 있는 이 전시는 현대 한국조각사를 정리한다는 차원에서 매우 중요한 것임에 분명하다. 첫 전시에는 김찬식, 최의순, 최만린, 엄태정, 박석원, 신옥주, 김유선, 류인, 박희선, 원인종이 참가하였는데 필자가 큐레이터로 근무하던 당시 의식적으로 배제했던 추상조각을 수용하고 한국조각의 역사를 새롭게 조명하겠다는 의지가 담긴 전시란 점에서 필자는 향후 지속될 전시의 향방을 예견케 만드는 전시로 평가하고 싶다.
이 전시 이후 모란미술관은 매회 커미셔너를 위촉하여 그들의 비평적 시각이 담긴 전시를 보여줌으로써 미술계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이를테면 두 번째 '오늘의 한국 조각-사유의 깊이'는 김용대를 커미셔너로 위촉하여 만든 전시로서 박종배, 엄태정, 박석원, 최인수, 안규철, 이수홍 등이 참가했다. 1998년과 1999년에 커미셔너를 맡은 김정희에 의해 각각 기획된 '오늘의 한국조각98-물질의 흔적', '오늘의 한국조각99-선(線)'은 조각의 조형요소를 전시의 제목이자 주제로 설정하여 먼저 '물질의 흔적'에는 심문섭, 최인수, 이기칠, 김주현의 작품을 전시하고 이듬해 '선'을 주제로 한 전시에 김세일, 정재철, 서정국, 신옥주, 홍승남의 작품을 전시함으로써 포괄적으로 애매한 것이 아닌 구체적이면서 직접적인 주제를 부각시키려고 했던 점이 돋보이는 전시로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앞의 두 전시가 대체로 조각에 있어서 형식적 특징에 초점을 맞춘 것이라고 한다면 모란갤러리를 잠정적으로 폐쇄하고 다시 전시 역량을 마석의 모란미술관으로 결집시킨 후 기획한 '오늘의 한국조각2000: 새로운 차원을 찾아서'는 조각의 다원성을 수용하려는 의도를 드러낸다. 서로 성향과 방법을 달리하는 이용덕, 김수자, 최재은, 박상숙, 문주, 정현 등이 참가한 이 전시는 그동안 연례적으로 기획, 개최하였던 '오늘의 한국조각'이 대체로 당대조각(contemporary sculpture)에 주목하였던 전례보다 더 최근의(up-to-date) 경향에 초점을 맞춘 것인데 이 전시를 끝으로 '오늘의 한국조각'은 '근현대 한국조각사의 재조명'이란 방향으로 선회하여 개인전과 단체전을 병행하며 개최하고 있다. 그 첫번째 전시가 2001년의 '4인의 시각전'으로서 해방 이후 조각을 배운 이른바 한글 제1세대에 해당하는 김정숙, 윤영자, 백문기, 김세중을 초대하였다. 이 전시를 위해 이미 작고한 김정숙, 김세중 두 조각가의 유족들이 한국 현대조각사 연구의 중요 참고자료를 내놓았기 때문에 자료전으로서도 의미가 큰 전시로 기록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이 전시는 국립현대미술관이 기획했던 '근대를 보는 눈: 조소' 이후 우리나라 현대조각을 본격적으로 재조명하고자 한 것으로서 모란미술관의 정체성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우는 계기를 제공했다. 현대조각의 미술사적 조명과 평가란 취지에 따라 2002년, 2003년에 각각 최의순, 송영수의 개인전과 유작전을 개최한 바 있는 모란미술관은 2004년에 <한국조각의 오늘: 조형탐구의 방법론>이란 제목 아래 강태성과 최병상을 초대하였다.
이상에서 볼 때 '오늘의 한국조각' 시리즈는 김정숙, 김세중과 같은 작고작가로부터 김주현에 이르기까지 세대와 경향을 달리하는 작가들을 재평가하는 기회를 가짐으로써 한국현대조각사 서술의 기틀을 세우는 전시로 자리매김하였던 것이다.
그 밖의 국제교류사업으로 1992년에 개최한 <모란국제조각심포지움>을 비롯하여 1998년 미술관 새단장 기념으로 개최한 <파푸아뉴기니 부족전>, 유럽과 한국의 조각가들이 원(圓)을 주제로 참가헀던 <원을 넘어서> 등을 들 수 있다. 그러나 본격적인 국제기획전으로 남양주시가 주최하고 모란미술관이 주관한 '몽골현대미술: 유목민의 서사시'(2002년 10월 12일-11월 10일)를 빼놓을 수 없다. 몽골과 수교한 후 간헐적으로 몽골미술이 국내에 소개된 적은 있으나, 이 전시처럼 체계적이면서 대규모로 전시를 가진 경우는 없었기 때문에 이 전시를 통해 몽골현대미술의 흐름과 면모를 파악할 수 있었다.
몽골현대미술전을 위해 남양주시와 모란미술관은 큐레이터를 몽골에 파견하여 몽골 현대미술 관련 자료 및 정보를 수집하고 작가를 직접 만나 전시 교섭업무를 진행하도록 함으로써 몽골 현대미술의 흐름을 일목요연하게 파악할 수 있는 전시를 구성할 수 있었다. 최근에는 외부의 미술평론가에게 전시기획을 위임하여 현대 불교미술의 가능성을 모색한 '니르바나, 생과 사의 경계에서'를 개최하기도 한 모란미술관이 그동안 열었던 그 밖의 기획전으로서 지역미술 활성화를 위해 개최한 '춘천지역작가초대전'(1990), 충북작가를 초대한 'ASPECT'(1994), '강원현대작가회전'(1994), '물고을작가초대전'(1996), 모란미술관이 기획하고 의정부에 있는 경기도 제2청사에서 열린 '경기 북부의 회화와 조각: 금빛날개'(2002) 등이 있다. 한편 모란미술관이 개최한 개인전 중에서 대표적인 것을 몇 개 선별해 보면 '박희선(1994), 전준(1996), 정현, 이용덕, 최태훈(2000)' 등을 들 수 있을 것인데 그중 박희선은 1997년 타계하였기 때문에 이듬해 우성김종영기념사업회 주최로 인사동 모란갤러리에서 유작전을 가졌으며, 2004년에는 개관 초기부터 미술관과 관계를 가져온 류인의 5주기를 맞이하는 추모전시 역시 모란갤러리에서 열렸다.
젊은 조각가의 육성과 창작지원
모란미술관의 활동 중에서 전시 못지않게 심혈을 기울여 추진해온 것으로 우수한 작가를 선정하여 지원하는 시상제도를 들 수 있다. 1995년에는 '한국 현대미술의 현실을 직시하고 예술적으로 승화된 작품을 통해 괄목할 만큼 발전된 창작 풍토를 일군 작가를 선정하여 시상하고, 그 작가의 창작을 지원함으로써 지속적이고 긍정적으로 한국 미술 발전에 공헌할 수 있는 계기를 부여'하려는 목적으로 '모란미술대상'을 제정, 첫 해의 대상작가로 김황록을 선정하였다. 9명의 추천위원들로부터 추천을 받은 만 40세 미만의 작가를 대상으로 심
모란미술관은 대상을 수상한 작가에게 이듬해 모란미술관에서 열린 제2회 모란미술대상전과 동시에 서울의 모란갤러리에서 수상작가 초대전을 마련해줌으로써 파격적인 '창작지원'의 선례를 보이기도 했다.
1997년부터 '모란미술대상'을 격년제인 '모란조각대상'으로 변경하는 한편 운영도 추천제로부터 공모제로 바꿔 시행하였다. 모란조각대상의 시행규칙을 보면 개인전 1회 이상의 40세 미만의 작가의 공모를 받아 서류심사를 거쳐 선정된 작가들의 작품을 전시한 후 수상작가를 선정하였음을 알 수 있다. 새로운 제도에 따라 응모한 21명의 후보작가 중 대상에는 이기칠, 우수상은 김승영과 한상업, 특별상은 박지현, 이동용, 최옥영 등이 선정되었다. 1999년에 개최된 제2회 모란조각대상에는 김태곤이 대상을 수상하였다. 이 상은 우성 김종영기념사업회가 40세 이하의 젊은 조각가에게 수여하는 '김종영조각상', 김세중기념사업회가 젊은 조각가를 육성하기 위해 제정한 '김세중청년조각상'과 함께 우리나라 조각의 발전에 공헌한 바가 크다. 특히 역대 수상 작가들이 지속적으로 좋은 작품을 발표하면서 미술계에 두각을 나타냄으로써 젊은 조각가들에게 모란조각대상은 도전해볼만한 공모 시상제도로 각인되었음을 알 수 있다.
교육, 학술, 출판사업
미술관의 공익적 활동 중에서 교육과 학술연구도 빼놓을 수 없는 부분임에 분명하다. 그런 점에서 모란미술관의 활동은 작은 규모의 사립미술관으로서는 모범적인 선례를 보여주고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그중 모란미술관이 펼치고 있는 교육사업으로 지역의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모란미술관학교를 들 수 있다. 1993년부터 시작한 이 교육프로그램은 현장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유능한 작가들을 강사진으로 확보하여 학교교육의 보완은 물론 실제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청소년들이 현대미술과 가까워질 수 있는 동기를 부여하여 왔다.
학술행사는 초기부터 미술관이 관심을 가지고 시행해온 사업인데 프리미티비즘 전시를 준비하면서 994년 12월 16일 서울의 동아갤러리 세미나실에서 '한국미술과 프리미티비즘'을 주제로 '원시미술의 기원과 그 특성'(김인환/조선대 교수), '한국미술에 있어서 원시성과 그 재생(박용숙/동덕여대 교수)', '한국미술에 있어서 토속성과 원시성'(최태만/국립현대미술관 학예연구사) 등의 논문을 발표하여 전시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그 전시의 타당성에 대한 학술적 검증을 받고자 한 태도는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4인의 시각전'을 통해 '오늘의 한국조각' 전시의 방향전환을 시도하던 2001년에는 마침 근대조각의 개척자 김복진의 탄신 100주년이 되는 해이기도 했다. 김복진 탄신 100주년을 기념하여 모란미술관은 뜻있는 연구자들과의 협력을 통해 '김복진과 그 시대의 작가들'이란 주제로 학술대회를 개최하였는데 이 학술대회에는 '한국 근현대 아카데미즘 조각에 대한 연구'(조은정/한남대 대학원 겸임교수), '지재불후(志在不朽), 우성 김종영의 예술과 사상'(최태만/서울산업대 교수), '윤효중의 전통성과 소재주의 혹은 성공과 실패'(윤범모/경원대 교수), '월북 조소예술가들'(최열/미술평론가) 등의 논문이 발표되었다. 김복진과 도시에 활동했던 작가들의 예술적 공과를 검증하는 이 학술행사를 통해 근대 한국조각의 비판적 검증을 시도했다는 것은 나름대로 의미있는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밖에도 모란미술관은 주요 전시 때마다 부대행사로 세미나를 개최함으로써 전시의 의미나 내용을 학술적으로 밝히는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
미술관에서 가장 중요한 출판사업은 무엇보다 자료적 가치가 높은 양질의 도록을 발간하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모란미술관이 지금껏 발간해온 도록은 우리나라 조각의 주요 흐름과 위상을 검증할 수 있는 자료라고 할 수 있다. 전시와 더불어 출간하는 도록과 아울러 모란미술관이 펴내고 있는 모란미술총서는 우리나라 조각연구에 빼놓을 수 없는 자료로서 그 위치를 잡아가고 있다. 2001년 모란미술관 총서 제1권으로 『한국근대조각의 개척자 김복진의 예술세계』를 출판한 바 있는 모란미술관은 2003년의 '오늘의 한국조각: 송영수'전을 맞아 두 번째로 『거친 쇠붙이에 깃든 영혼-철조각의 선구자 송영수』를 출판하였으며, 세 번째 총서로 최태만의 『현대 한국조각사연구』의 출판을 준비 중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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