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전시

2004 오늘의 한국조각 - 조형탐구의 방법론

전시명: 2004 오늘의 한국조각 - 조형탐구의 방법론 

전시기간: 2004.05.01 - 2004.05.31

전시장소: 모란미술관

참여작가: 강태성, 최병상

전시내용:


조형탐구의 방법론


李慶成 (미술평론가)


  조각가는 조형탐구로서 창조자가 되고 그가 창조한 작품은 방법론에 따라서 구상도 되고, 추상도 된다. 오묘한 자연의 섭리 속에서 조각가가 「조형탐구의 방법론으로서 실행하는 것은 시대에 따라, 환경에 따라 그리고, 사람에 따라 다르다.


  조물주라는 만능의 천재는 그 속에 모든 조형의 가능성을 간직하고 있지만 피조물인 인간은 나름대로의 경향과 성격을 갖고 있다. 그래서 어떤 조각가는 구상적인 방법을 써서 자기예술을 표현하지만 또, 어느 조각가는 추상적인 방법으로 자기의 작품을 완성시킨다. 따라서 이 경우 어느 것이 중요하느냐가 문제가 아니라 그 조각가가 어떻게 태어나고, 무엇을 했느냐가 문제이다. 또 그가 태어나고 있는 시대가 어느 경향의 작품을 추구 하느냐에 따라 다를 뿐이다.

  따라서 「조형탐구의 방법론」은 시대적이지만 또한, 시대를 넘어서는 초시간적인 것이기도 하다.

  『2004 오늘의 한국조각』전에서는 재질에 따라 나무, 돌, 금속, 기타재료 등으로 세분해서 대표적인 조각가를 한명씩 선정할 예정이었으나 결국, 돌의 작가 강태성과 스테인레스 스틸 작가 최병상 두 사람으로 압축되었다.


1. 姜泰成 - 돌에 대한 신앙

  내가 국립현대미술관 관장을 사임하고 워커힐 미술관 관장으로 부임한 것은 1983년의 일이다. 워커힐 미술관 관장이 되어서 관 외를 여기저기 산책하다가 주차장 한구석에 돌 조각이 널브러져 있는 것을 발견하고 그것을 조사해 보니 그것이 바로 조각가 강태성의 작품이었다.

  그래서 그 곳에 좌대를 높이 쌓고 그 작품을 제대로 세웠던 것이다. 그것이 강태성의 1978년 작품 『새 날의 찬가』였다. 아름다운 대리석을 소재로 한 구상적인 작품으로 여신이 포도나무가지를 치켜 올리는 이 작품은 강태성의 초기 작품으로서 감각적이고 관능적인 작품이다. 이렇게 해서 나와 조각가 강태성의 공적인 만남이 시작되는 것이다.

  1979년 9월에 발행된 한국현대미술대표작가100인 선집-97에 강태성 예술에 대해 “律動美를 追求하는 로맨티스트”라고 나는 다음과 같은 글을 쓴바 있다.


“...조각가 강태성은 돌조각가로 이름이 났다. 그 만큼 돌은 그가 작품의 소재로 가장 즐겨 쓴 재료이다. 그러나 석재에 정착하기까지의 강태성은 다른 조각가와 마찬가지로 석고, 목재, 금속 등 여러 가지 재료를 사용해 왔다. 그 결과 그가 표현의 매개로 가장 바라는 것은 무궁무진한 내적인 이미지를 함축하고 있는 돌이다. 특히 대리석은 그의 백색에의 동경과 광택으로 말미암아 그를 매혹시켰다. 

  이렇게 해서 대리석 조각가 강태성은 탄생한 것이다.

  그의 작품의 표정은 어느 쪽인가 하면 다양하고 율동적이다. 이처럼 동적인 효과를 주제로 들고 나오는 것은 분명 그의 작품 세계가 낭만적이거나 객관적인 취향을 따르고 있다는 말로 바꿀 수가 있다.

  우리가 흔히 예술을 분리할 때 정적인 것과 동적인 것으로 구분한다. 이 경우 정적이라는 것은 주지적이며 주관적이어서 외면의 움직임보다도 내면의 갈등이나 리듬을 중요시하는 것이다. 그것에 비하여 동적이라는 것은 낭만적 · 감정적 객관적이어서 내부에서 솟아 나오는 심리적인 효과보다도 표정이나 동작으로 표현되는 외적인 세계가 간구되는 것이다.

  따라서 작가가 지극히 동적인 표정이 풍부한 작품을 추구하고 있다면 그는 분명히 낭만적이고 바로크적인 계열의 조각가인 것이다. 문제는 이와 같은 운동의 상태를 딱딱한 돌로 표현할 때에 숙명적으로 그의 표현의 한계가 다가온다는 것이다. 

  무기적인 돌을 다듬어서 여기에다 피가 돌게 하고 생명을 부여하는 일은 조물주다운 작업이기 때문에 그 자체의 일은 만만치 않은 일이다....”


  그 후 조치원에 있는 환경조각연구소에 들러 그의 왕성한 창작의욕과 성과를 볼 기회를 가졌다. 이때 작품은 거의 구상적인 시각으로 추상적인 정리를 하는 독특한 미의 세계였던 것이다. 

  돌이라는 딱딱한 소재에다 부드러운 감각을 부여함으로써 생명을 주고 그것을 예술로서 승화시키는 조각가 강태성은 그의 창조행위를 통해서 미의 또 하나의 전형을 만드는 조형 작가인 것이다. 한결같이 대상에 파고드는 정확하고 날카로운 시각을 바탕으로 객관적인 미의 전형을 만들어내는 조각가 강태성은 우리시대가 갖고 있는 귀중한 예술가의 한 사람이다.

  이렇게 해서 강태성은 돌이라는 소재를 통해서 자기 조형의식을 영원화 시키고 미에 접근하는 것이다.


2. 崔秉尙 - 금속 특히 스테인레스 스틸에 대한 신앙

  조각가 최병상은 90년대 시작한 홀로그램과 EL, 레이저를 이용한 작품들과 그 이전의 작품으로 크게 나눌 수 있다.

  홀로그램이전의 작품들은 철 내지 동판으로서『선지자』, 『선과 악의 대화』, 『십자가』, 『부활』, 『나와 너』, 『선지자의 눈물과 같은 선과 형태를 아울러 형성시킨 작품과 선과 형태를 교묘하게 교차시킨 작품으로서 가령 『선지자』, 『나와 너』와 같은 작품은 구성이 확실한 작품이다. 

  그 후 스테인레스 스틸의 재료로 옮기면서 스테인레스 스틸에서 반사하는 자연의 풍경 그 자체가 갖고 있는 재료적인 특질, 반사하는 형상 등 다양한 조형적인 시도 끝에 90년대부터 홀로그램과 EL이라는 수법에 도달해서 환상적인 미의 세계로 도달하였던 것이다.

  조각가 최병상은 스테인레스 스틸이라는 금속이 갖고 있는 예각적인 기능을 최대한으로 살려서 기상천외한 공간을 창출한다. 그가 창조하는 공간은 대부분 유동의 상태로서 운동적인 미에 도달하고 있다. 따라서 그의 조형은 절단되거나 만들어진 조형공간으로서 움직이는 운동의 감각이 추가된다.

  그 후 그의 작품에 나타나기 시작하는 것이 홀로그램, EL의 현상이다.

  홀로그램은 물체에 부딪쳐서 나오는 여러 방향의 반사광을 필름에 기록한 후 이 필름에 다시 광선을 비추어서 입체적인 영상을 이루게 하는 방법이다.

  유동적인 그의 작품은 더욱 진화시켜서 과학적이고 20세기적인 금속감각을 완성시킨다. 최근작에 이어서 발견하는 것은 그의 작품이 주변 광선과의 협동 속에서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거대하고 본질적이며 생명력이 있는 또 하나의 존재가 탄생되는 것이다.

  그가 미적인 의도와 아울러 그의 작품을 뒷받침하고 있는 것이 그의 신앙이다. 그리스도적인 신앙에 의해서 느끼고 생각할 수 있는 모든 현상과 사건을 작품에 따라 그때그때 잘 배분하면서 차디찬 금속에게 따뜻한 생명력을 부여하는 것이다.

  이렇게 해서 차디찬 금속적인 형태가 마음을 얻어서 따뜻한 예술이 되는 것이다.

  조각가 최병상은 조형탐구의 방법론으로서 그의 생명을 지탱하고 있는 신앙과 동시에 그가 즐기는 스테인레스 스틸의 날카로운 금속을 통해서 영원한 아름다움에 도달하고자 한다.

  매년 연간 기획전으로 치러지는 모란미술관의 오늘의 한국조각 2004년도 전시인「조형탐구의 방법론」은 당초의 방대한 기획보다 축소되어 강태성과 최병상으로 두 사람이 압축되는 결과가 되었지만 오늘의 한국조각가중에서 돌과 금속으로 일가를 이루고 있는 두 사람의 작품을 재검토함으로써 조형탐구의 방법론이 높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는 것을 알 수가 있다.

  결국, 『오늘의 한국조각』은 이 두 사람의 대립하는 재질을 통해서 무엇을 창조하며, 무엇을 탐구하느냐는 것을 알게 되었다.

  아름다움은 영원한 것이지만 그 아름다움은 그때그때 사람에 따라서 변모하고 그 변모가 이어져서 예술의 역사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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