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전시

에코 플레이그라운드 ECO PLAYGROUND

전시명: 에코 플레이그라운드 ECO PLAYGROUND

전시기간: 2018.05.25 - 2018.11.04

전시장소: 모란미술관

참여작가: 윤동식, 홍선관, 홍성용

전시내용:

 예술, 자연 그리고 놀이-생태적 건축미학을 위하여


임성훈(미학, PH. D.)


  자연과 예술은 이분법적으로 명확하게 구분될 수가 없다. 미술사를 보더라도 예술에서 자연은 중요한 재현의 대상이었다. 자연에서 예술로, 예술에서 자연으로의 넘나듦은 그 시대와 문화의 양상에 따라 지속적이면서도 다양하게 변용되었다. 어떠한 형태의 변용이든 간에 자연과 예술은 무한히 많은 방식으로 상호적으로 관계해왔다. 자연을 바라보는 우리의 눈은 예술적 표상이며, 예술을 바라보는 우리의 눈은 자연적 표상이다. 18세기 철학자이자 미학자인 임마누엘 칸트는 자신의 세번째 비판서인 『판단력 비판』에서 예술과 자연의 관계를 다음과 같이 말한 바 있다. “자연은 그것이 동시에 예술인 것처럼 보였을 때 아름다운 것이었다. 그리고 예술은 그것을 예술이라고 의식하면서도 우리에게 자연으로 보일 때에만 아름답다고 불릴 수 있는 것이다.” 칸트의 이 말을 여기서 상세하게 밝혀 설명하기란 어려운 일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적어도 예술과 자연이 매우 긴밀한 연관성을 갖고 있다는 점을 파악할 수는 있을 것이다.

  모란미술관에서 펼쳐진 <ECO PLAYGROUND>展은 자연, 예술 그리고 건축의 연관성을 생태학적 놀이라는 관점에서 제시하고 있는 흥미로운 전시이다. 건축은 단지 공학적으로 설계된 구조물이나 구축물이 아니라 문화적 형식을 재현하는 예술이다. 건축은 공간의 예술이다. 그런데 이러한 공간은 시각적으로만 파악되고 드러나는 장소가 아니라 일상과 자연에서 끊임없이 환기되면서 새로운 경험이 제공되는 공간이다. 또한 건축을 통해 형성된 공간은 놀이의 장소이기도 하다. 이번 <ECO PLAYGROUND>展은 특히 오감으로 체험되는 놀이터로서의 건축공간을 나타내 보여준다. 생태적 환경에서 만들어가는 ‘예술적 놀이터'로서의 건축은 자연의 아름다움을 또 다른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게 한다. 나아가 건축적 예술 또는 예술적 건축은 기존의 도식적인 실내 전시의 관성에서 벗어나 현대의 미술관학에서 특별히 강조되는 복합문화공간과 관람객과의 소통을 구체적인 조형성으로 드러낸다.

  무엇보다 <ECO PLAYGROUND>展은 건축의 구조와 구성에서 미학적 측면뿐만 아니라 “놀이터(PLAYGROUND)” 개념을 바탕에 두고, 관람객이 직접 몸으로 체험할 수 있는 조형적 공간을 효과적으로 만들어내고 있다. 생태적 환경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면서 동시에 예술적 놀이터를 형성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건축의 안과 밖을 조형적인 탁월한 감각으로 구현할 능력이 있어야 할뿐만 아니라 구조물이 세워지는 공간에 대한 생태학적인 환경을 철학적이면서도 예술적으로 파악할 수 있어야만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번 전시에 참여한 세 명의 건축가들은 이러한 전제조건을 충분할 정도로 의식하고 있음을 그들의 작품에서 확인할 수 있다. 자연, 예술, 놀이, 건축이 분리되지 않고 상호적이고 통합적인 연관성을 이룰 때 관람객들이 체감할 수 있는 미적 분위기가 창출될 수 있을 터이다. 

  국내에서 주목할 만한 활동을 하고 있는 세 명의 건축가들이 참여한 <ECO PLAYGROUND>展은 아름다운 자연 풍경을 갖고 있는 모란미술관의 장소 특정성을 충분히 고려하면서, 동시에 다양한 연령층의 관람객들이 예술과 건축의 만남을 자연에서 새롭게 경험할 수 있도록 기획되었다. 모란미술관을 방문한 관람객들은 다양한 조형적 건축 작품을 보면서 생태적 자연, 일상 그리고 예술이 놀이의 층위에서 만나고 있음을 자연스럽게 체감할 수 있다. 무엇보다 자연에서 건축 예술이 만들 어가는 공간을 특히 촉각적으로 느낄 수 있을 터이다. 또한 생태적 자연에 상응하는 건축의 조형적 아름다움의 예들을 만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번 전시에 참여한 건축 작가들은 모란미술관의 생태적 환경을 면밀히 검토하고, 예술적 놀이터가 실제적으로 잘 구현될 수 있는 공간을 발견하려는 노력을 다각도로 펼쳤다. 세 명의 건축가들은 저마다의 고유한 아이디어와 건축적 관념 그리고 상상력으로 얼핏 보면 상이한 작업들을 한 듯 보이지만 생태학적 관점에서 건축이 창출하는 놀이터 공간을 만들어내고자 했다는 점에서 그 공통점을 찾을 수 있다. 윤동식은 대나무를 재료로 사용하여 원형의 플레이그라운드를 선보이고 있다. 자연스러운 경사를 이루고 있는 원의 형태는 대나무의 자연성과 조화를 이루면서 생태학적인 공간을 형성한다. 홍성용은 격자의 틀이라는 구조 속에서 쌓아놓은 플라스틱 박스에 흙을 담고 그곳에 다양한 식물을 심어 둔 작품을 관람객들에게 제시한다. 이 작품은 질서로서의 박스의 인위성과 무질서로서의 자연의 우연성이 조화롭게 상응될 수 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고 하겠다. 홍선관은 입구에서 바라본 모란미술관의 전경을 강철관의 실루엣으로 구성한 조형물을 보여준다. 자연스러운 곡선으로 이어진 강철관의 형태는 모란미술관을 예술적 놀이터의 장소로 전환시키는 역할을 한다.

  세 명의 건축가들이 보여주는 조형성은 각각 다르지만, 자연에 세워진 생태적 건축을 일종의 플레이그라운드로 경험할 수 있도록 작업했다는 점에서 상호적으로 만나고 있다. 특히 지나치게 난해한 구조와 형태를 의도적으로 그리고 과감하게 생략한 생태적 건축은 자연에서 오감으로 체험되는 공간을 지속적으로 만들어낸다. 건축을 매개로 자연과 예술의 새로운 관계가 형성되고, 이에 따라 관람객들은 자연 공간을 예술적 놀이로 체험할 수 있게 된다. <ECO PLAYGROUND>展은 모란미술관의 아름다운 자연 풍경을 놀이가 있는 예술적 환경으로 이끌어낸다. 이번 전시를 통해 관람객들은 현대예술에서 자연이 어떤 의미를 갖는지를 생각하고, 생태적 건축의 미학적 가능성과 그 지평을 자유로운 상상력으로 조망해 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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