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명: 되돌아 보는 한국 현대조각의 위상 - 「오늘의 한국조각」을 중심으로
전시기간: 2004.11.13 - 2004.12.12
전시장소: 모란미술관
참여작가: 김정숙, 김찬식, 강태성, 송영수, 박종배, 최병상, 박석원, 최인수, 안규철, 김유선, 류 인, 정 현, 김세일, 정재철, 이수홍, 김주현, 윤영자, 백문기, 김세중, 최의순, 최만린, 엄태정, 심문섭, 신옥주, 홍승남, 원인종, 박희선, 이용덕, 서정국, 문 주, 이기칠
전시내용:
되돌아보는 한국 현대조각의 위상 「오늘의 한국조각」을 중심으로
커미셔너_이경성미술평론가
모란미술관이 한국의 현대조각의 연구에 관심을 두고 작품전과 작가 연구를 시작한 것은 1996년부터이다.
그것은 우리나라에 많은 현대미술관이 생기고 각자 회화·공예·건축 등 특수한 방향으로 진행되는데, 모란미술관은 그중에서 조각을 중심으로 하는 미술관이 되고 아름다운 정원과 자연을 이용해서 야외조각도 설치하게 되었던 것이다.
제1회 오늘의 한국조각 '96」은 「한국현대조각의 조형성」이라는 주제로 1996년 5월 12일부터 6월 3일까지 모란갤러리에서 개최되었는데, 이에 대해 미술평론가 이종숭은 한국조각의 조형성이라는 평론을 쓴 바 있다. 초대작가로는 김찬식, 최의순, 최만린, 엄태정, 박석원, 신옥주, 김유선, 류인, 박희선, 원인종으로 10인이 되었다.
제2회 오늘의 한국조각' 97 - 사유의 깊이는 1997년 5월 7일부터 5월 31일까지 역시 모란갤러리에서 개최되었는데, 초대작가는 박종배, 엄태정, 박석원, 최인수, 안규철, 이수홍으로 6인의 작가였으며, 이때 커미셔너 김용대는 '사유의 깊이' 라는 글을 써서 이 전시회의 의미를 설명하고 있다.
“최근 현대미술의 경향은 작품의 내용이 미술적이냐 아니냐의 문제를 넘어서 인간의 삶에 대한 근원적인 것에서부터 아주 미세하고 복잡한 상황까지로 확대되고 있다. 장르의 의미는 물론이고 그것을 표현하는 방법에 있어서도 과학적이냐 미술적이냐 하는 질문이 아무 의미가 없을 정도로 개방적인 상태이다. 미술사에서 논의되는 매체에 대한 정도의 새로운 확대를 하지 않으면 않되는데까지 이르렀다. 이러한 시점에서 한국의 현대조각도 여러 경향이 혼재하고 있는데 이 전시회는 그 중에서도 비교적 자신의 독특한 조형어법을 지속하고 있는 박종배, 엄태정, 박석원, 최인수, 안규철, 이수홍 등 6인을 선정하여 사유라는 Process를 통하여 인간의 내면을 추적해 보는 현상'을 보여주고자 한다. 초대작가의 연령은 60대 초반에서부터 40대 초반에 이르기까지 약 20년의 터울을 가지고 있지만 그들의 작업을 관통하는 주된 흐름은 '인간의 사유와 관계되는 것으로서의 구조' 이다. 이러한 관점은 최근의 다원화 현상 때문에 하나의 존재적 개체로서의 인간이 보수적인 예술에 대한 통념만 가지고는 유지될 수 없는 매우 긴박한 상황에 처해 있음을 의식하고 있음이며, 오히려 그 혼돈의 와중에서 자기 확신에 대한 근거를 찾아가기 위해 설정된 것이다. 따라서 이 전시회는 매스미디어의 생산과 강한 생식력에 대응하여 삶의 좌표를 찾아가는 과정에 대한 강한 의지이며, 판단의 기준조차 모호해지는 세기말적 상황에서 자기의 고집스러운 사유의 과정과 수동적인 작업과정이 하나로 만나는 6인의 작업에 주목하고자 하였다.”
제3회 오늘의 한국조각' 98 - 물질과 작가의 흔적』은 1998년 5월 6일부터 5월 31일까지 모란갤러리에서 개최되었으며 초대작가는 심문섭, 최인수, 이기칠, 김주현이었다. 이때 커미셔너는 김정희였다. 그는 물질과 작가의 흔적이라는 글 속에서 첫째 물질과 형태, 둘째 물질의 신체성, 셋째 물질과 작가의 흔적으로 나누어 쓰고 있다.
제4회 오늘의 한국조각 '99 - 선/線 /Line』은 모란갤러리에서 개최되었으며, 전시기간은 1999년 5월 12일부터 6월 5일까지였다. 초대작가는 김세일, 정재철, 서정국, 신옥주, 홍승남 등 5명이었으며, 이때에도 커미셔너는 김정희였다.
제5회 오늘의 한국조각 2000은 새로운 차원을 찾아서」라는 주제로 이용덕, 김수자, 최재은, 박상숙, 문 주, 정 현 등 6인이었다 이때 커미셔너는 필자였으며 다음과 같은 글을 썼다.
“미술의 역사는 인류지각의 변천이기도 하지만 미적인 바탕에서 본다면 차원의 변천과정이기도 하다. 선사시대의 암각벽화에 나타난 1차원 회화표현은 인간이 외계의 사물과 존재를 인식하고 그것을 조형적으로 표현한 최초의 예이다. 자기가 본 자기 외의 사람이나 동물 그리고 사물의 기억을 통해서 또는 시각을 통해서 재현하는 것이 곧 미술의 기원인 것이다. 따라서 미술은 원시인에게 있어서 자기가 바라본 세계상이고 우주상이었다. 여기서 비로소 자기와 자기 이외의 것이 존재하게 된다.
차원이란 선이 일차원이라 한다면 교차되는 선은 2차원이다. 다시 말하자면 평면이 2차원적인 것이다. 이 무렵 사람들은 흙이나 돌, 나무에 사람 또는 동물의 조각을 남겨놓는데 이것이 곧 입체 즉 3차원의 세계이다. 서양의 경우 라스코 동굴벽화가 2차원의 전형적인 예라고 한다면 위렌돌프의 여인상은 곧 3차원의 세계이다. 이렇게 해서 이미 2차원과 3차원의, 다시 말해서 평면과 입체의 모든 문제제기는 구석기 시대의 인간들에 의해서 제기되고 각자 나름대로의 해답을 얻었다. 이러한 인류의 조형적인 표현을 보다 합리적으로 다양하게 전개시킨 것이 그리스의 미학이다.
그리스 철학의 기본은 형이상학이지만 그것의 해답은 합리성에 있다. 모든 것을 이치에 맞도록 논리를 꾸미고 그것에 안티테제로서 비합리를 설정하는 이른바 변증법적인 방법이 이미 그리스 미학에는 나타난다. 미술의 역사는 3만 년이라기도 하지만 기원 전후에서 비롯한 본격적인 미술의 역사는 1천년 가량이라고 볼 수 있다.
그간 사람들은 감각과 감성을 동원하여 미술을 시각예술로서 완성시켰다. 서양의 미술사뿐만 아니라 동양의 미술사도 마찬가지다. 특히 서양의 경우 미술 편에 있어서 중요시 한 것은 차원의 문제였다. 2차원의 평면과 더불어 3차원의 입체를 교차시킴으로서 많은 그리스의 조각과 르네상스의 미술과 그 후 계속되는 바로크, 로코코, 인상파, 추상화 등 다양한 조형표현을 실험하고 새로운 조형에 도달하였다.
문화라는 것은 다양화를 의미하기 때문에 단순하게 출발하여 복잡한 결과로 이행하는데, 차원의 역사도 점이나 선과 같은 1차원적이 표현에서 평면과 같은 2차원적인 표현, 그리고 입체와 같은 3차원적인 표현에 도달해서 인상파 등 미술의 꽃을 피웠다. 미술에 과학의 영향이 미치자 20세기 미술은 복잡한 양상의 띠었고 시간예술인 4차원의 문제까지 취급하게 되었다.
그 후 21세기가 다가오자 4차원의 문제도 보다 분화되어 다차원의 양상을 띠게 되었다. 회화와 조각, 장식미술 같은 모든 조형의 요소를 종합시킨 설치미술이라든가, 기계의 힘을 빌리는 컴퓨터 미술에 이르러서는 고전적인 차원의 문제는 붕괴되고 새로운 차원이 나타나게 된다. 그것을 차원의 관점으로 다루기에는 매우 어려움이 따르겠지만, 조형표현의 문제는 복잡해지고 다양해졌다. 그 바탕은 미술의 원리 속에 미학적인 방법뿐만 아니라 자연과학적인 모든 방법과 표현이 개입하기 때문이다. 미술은 예술이다. 그것은 근본적으로 과학과는 대립되는 개념이다.
그러나 미술의 역사를 보면 미술의 발전에는 반드시 과학적 관점이 개입한다. 예를 들면 그리스 조각에 있어서 입체적인 문제라든가, 르네상스 미술에 있어서의 광선과 해부학의 문제, 그리고 인상파에 있어서의 색채학과의 관련, 더 나아가 20세기에 와서는 자연과학의 문제 때문에 미술의 과학화가 이루어지고 그것은 종래의 개념에 따라서는 미술이라고 보기에는 어려울 정도로 새로운 양상을 띠게 된다. 미술의 역사는 발전은 없고 오직 변모가 있을 따름이라는 생각에서 본다면, 현대미술은 이제까지 인간이 만들어낸 모든 지혜, 과학, 정신문화, 미학 등을 하나로 엮어서 그야말로 그 전에 없었던 미술이 되고 만다. 백남준이 시작한 비디오아트도 그런 것 중에 하나이다.”
제6회 오늘의 한국조각 2001 - 四人의 視覺은 2001년 5월 3일부터 5월 31일까지 마석에 있는 모란미술관에서 개최되었는데, 초대작가는 김세중, 김정숙, 백문기, 윤영자로 4인이었다. 이때 커미셔너 역시 필자였다.
제7회 오늘의 한국조각 2002는 5월4일부터 5월 31일까지 최의순전으로 진행되었는데 정형민의 "최의순의 근작", 김윤수의 “공간과 형상의 지적 해석자" 라는 글로서 최의순의 예술세계를 설명하고 있다.
제8회 오늘의 한국조각 200은 5월 3일부터 5월 31일에 모란미술관에서 송영수 단독으로 개최되었는데, 이 전시에 대해서 이연수 관장은 서문에서 조각가 송영수에 대해서 불꽃같은 조각을 완성한 “철조각의 선구자'라는 글을 썼다.
“모란미술관은 매년 5월 기획전으로, 오늘의 한국조각을 열어왔다. 이 전시는 한국조각의 시대적인 흐름과 현재 다양하게 전개, 확장되는 조각의 양상을 점검하고자 기획되었으며, 또한 작품세계에 있어서 독자적인 자생성을 확보한 조각가를 중심으로 초대하는 전시이다. 올해는 조각가 송영수를 선정하여 전시와 함께 작품집을 출판하게 되었다.
송영수는 자연이 꽃을 피우듯 쇠와 불을 이용해 조각이라는 3차원의 꽃을 피워 올린 불꽃 같은 조각을 완성한 ‘철조(彫)의 선구자'였다. 조각의 재료가 가진 다양성에 관심을 두고 철 조각이라는 분야를 개척한 그는 전후 1세대 예술가로서 겪을 수밖에 없는 큰 충돌의 파장을 견뎌야만 했다. 한국전쟁의 비극과 고통, 1960년대의 정치 사회적인 혼란의 소용돌이를 내면세계로 승화하여 작품으로 표출하였으며, '거친 쇠붙이에 아름다운 영혼을 깃들이게 한 사람'이라 불리듯 그의 작품들은 조형적인 혁신을 가져왔다. 그렇기에 그가 남긴 작품들은 시대적 상황과 예술적 환경을 극복한 작가적 독창성에 기인하고 있으며, 그 자체로 조각이 가진 독자적인 힘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그는 날개를 활짝 펴기도 전에 40세의 나이로 요절하고 말았다.
한국 현대미술사에서 그가 이룩한 현대조각의 성과에도 불구하고 그에 대한 평가는 그 동안 너무나 부진하였다. 이는 그가 생전에 대한민국미술대전 심사위원을 역임하며 철 조각에 활기를 불어넣었으나 철조각사가 씌어지기에는 그의 삶이 너무 짧았고 서서히 활성화되려던 철조각이 그의 사후 단절되었음에 기인한다. 이에 이 책을 출판함으로써 ‘조각가 송영수'를 뒤돌아보고 미술사적 의미를 조명하고자 하였다.”
제9회 오늘의 한국조각 2004는 2004년 5월 1일부터 31일까지 모란 미술관에서 개최되었는데 초대작가로는 강태성과 최병상이었다. 이 전시에 대하여 필자는 “조형탐구의 방법론”이라는 글을 쓴 바 있다. “조각가는 조형탐구로서 창조자가 되고 그가 창조한 작품은 방법론에 따라서 구상도 되고, 추상도 된다. 오묘한 자연의 섭리 속에서 조각가가「조형탐구의 방법론으로서 실행하는 것은 시대에 따라, 환경에 따라, 그리고 사람에 따라 다르다.
조물주라는 만능의 천재는 그 속에 모든 조형의 가능성을 간직하고 있지만 피조물인 인간은 나름대로의 경향과 성격을 갖고 있다. 그래서 어떤 조각가는 구상적인 방법을 써서 자기 예술을 표현하지만 또 어느 조각가는 추상적인 방법으로 자기의 작품을 완성시킨다. 따라서 이 경우 어느 것이 중요하느냐가 문제가 아니라 그 조각가가 어떻게 태어나고, 무엇을 했느냐가 문제이다. 또 그가 태어나고 있는 시대가 어느 경향의 작품을 추구하느냐에 따라 다를 뿐이다.
따라서 「조형탐구의 방법론」은 시대적이지만, 또한 시대를 넘어서는 초시간적인 것이기도 하다.”
이렇게 해서 1996년부터 시작되어 지금까지 계속되는 모란미술관의 「오늘의 한국조각』전은 비록 한국 현대조각의 단면이었으나, 전시에 출품된 작품의 수준이나 작가의 역량으로 보아서 넉넉하게 한국의 현대조각을 엿볼 수 있는 기회라고 보여진다.
시대는 여러 가지 이유 때문에 달라지고 있지만 예술은 그 시대의 진실과 아름다움을 찾아서 밤하늘의 별들처럼 빛나고 있다. 그 별의 하나가 바로 모란미술관이 Catch하는 오늘의 한국조각인 것이다.
전시명: 되돌아 보는 한국 현대조각의 위상 - 「오늘의 한국조각」을 중심으로
전시기간: 2004.11.13 - 2004.12.12
전시장소: 모란미술관
참여작가: 김정숙, 김찬식, 강태성, 송영수, 박종배, 최병상, 박석원, 최인수, 안규철, 김유선, 류 인, 정 현, 김세일, 정재철, 이수홍, 김주현, 윤영자, 백문기, 김세중, 최의순, 최만린, 엄태정, 심문섭, 신옥주, 홍승남, 원인종, 박희선, 이용덕, 서정국, 문 주, 이기칠
전시내용:
되돌아보는 한국 현대조각의 위상 「오늘의 한국조각」을 중심으로
커미셔너_이경성미술평론가
모란미술관이 한국의 현대조각의 연구에 관심을 두고 작품전과 작가 연구를 시작한 것은 1996년부터이다.
그것은 우리나라에 많은 현대미술관이 생기고 각자 회화·공예·건축 등 특수한 방향으로 진행되는데, 모란미술관은 그중에서 조각을 중심으로 하는 미술관이 되고 아름다운 정원과 자연을 이용해서 야외조각도 설치하게 되었던 것이다.
제1회 오늘의 한국조각 '96」은 「한국현대조각의 조형성」이라는 주제로 1996년 5월 12일부터 6월 3일까지 모란갤러리에서 개최되었는데, 이에 대해 미술평론가 이종숭은 한국조각의 조형성이라는 평론을 쓴 바 있다. 초대작가로는 김찬식, 최의순, 최만린, 엄태정, 박석원, 신옥주, 김유선, 류인, 박희선, 원인종으로 10인이 되었다.
제2회 오늘의 한국조각' 97 - 사유의 깊이는 1997년 5월 7일부터 5월 31일까지 역시 모란갤러리에서 개최되었는데, 초대작가는 박종배, 엄태정, 박석원, 최인수, 안규철, 이수홍으로 6인의 작가였으며, 이때 커미셔너 김용대는 '사유의 깊이' 라는 글을 써서 이 전시회의 의미를 설명하고 있다.
“최근 현대미술의 경향은 작품의 내용이 미술적이냐 아니냐의 문제를 넘어서 인간의 삶에 대한 근원적인 것에서부터 아주 미세하고 복잡한 상황까지로 확대되고 있다. 장르의 의미는 물론이고 그것을 표현하는 방법에 있어서도 과학적이냐 미술적이냐 하는 질문이 아무 의미가 없을 정도로 개방적인 상태이다. 미술사에서 논의되는 매체에 대한 정도의 새로운 확대를 하지 않으면 않되는데까지 이르렀다. 이러한 시점에서 한국의 현대조각도 여러 경향이 혼재하고 있는데 이 전시회는 그 중에서도 비교적 자신의 독특한 조형어법을 지속하고 있는 박종배, 엄태정, 박석원, 최인수, 안규철, 이수홍 등 6인을 선정하여 사유라는 Process를 통하여 인간의 내면을 추적해 보는 현상'을 보여주고자 한다. 초대작가의 연령은 60대 초반에서부터 40대 초반에 이르기까지 약 20년의 터울을 가지고 있지만 그들의 작업을 관통하는 주된 흐름은 '인간의 사유와 관계되는 것으로서의 구조' 이다. 이러한 관점은 최근의 다원화 현상 때문에 하나의 존재적 개체로서의 인간이 보수적인 예술에 대한 통념만 가지고는 유지될 수 없는 매우 긴박한 상황에 처해 있음을 의식하고 있음이며, 오히려 그 혼돈의 와중에서 자기 확신에 대한 근거를 찾아가기 위해 설정된 것이다. 따라서 이 전시회는 매스미디어의 생산과 강한 생식력에 대응하여 삶의 좌표를 찾아가는 과정에 대한 강한 의지이며, 판단의 기준조차 모호해지는 세기말적 상황에서 자기의 고집스러운 사유의 과정과 수동적인 작업과정이 하나로 만나는 6인의 작업에 주목하고자 하였다.”
제3회 오늘의 한국조각' 98 - 물질과 작가의 흔적』은 1998년 5월 6일부터 5월 31일까지 모란갤러리에서 개최되었으며 초대작가는 심문섭, 최인수, 이기칠, 김주현이었다. 이때 커미셔너는 김정희였다. 그는 물질과 작가의 흔적이라는 글 속에서 첫째 물질과 형태, 둘째 물질의 신체성, 셋째 물질과 작가의 흔적으로 나누어 쓰고 있다.
제4회 오늘의 한국조각 '99 - 선/線 /Line』은 모란갤러리에서 개최되었으며, 전시기간은 1999년 5월 12일부터 6월 5일까지였다. 초대작가는 김세일, 정재철, 서정국, 신옥주, 홍승남 등 5명이었으며, 이때에도 커미셔너는 김정희였다.
제5회 오늘의 한국조각 2000은 새로운 차원을 찾아서」라는 주제로 이용덕, 김수자, 최재은, 박상숙, 문 주, 정 현 등 6인이었다 이때 커미셔너는 필자였으며 다음과 같은 글을 썼다.
“미술의 역사는 인류지각의 변천이기도 하지만 미적인 바탕에서 본다면 차원의 변천과정이기도 하다. 선사시대의 암각벽화에 나타난 1차원 회화표현은 인간이 외계의 사물과 존재를 인식하고 그것을 조형적으로 표현한 최초의 예이다. 자기가 본 자기 외의 사람이나 동물 그리고 사물의 기억을 통해서 또는 시각을 통해서 재현하는 것이 곧 미술의 기원인 것이다. 따라서 미술은 원시인에게 있어서 자기가 바라본 세계상이고 우주상이었다. 여기서 비로소 자기와 자기 이외의 것이 존재하게 된다.
차원이란 선이 일차원이라 한다면 교차되는 선은 2차원이다. 다시 말하자면 평면이 2차원적인 것이다. 이 무렵 사람들은 흙이나 돌, 나무에 사람 또는 동물의 조각을 남겨놓는데 이것이 곧 입체 즉 3차원의 세계이다. 서양의 경우 라스코 동굴벽화가 2차원의 전형적인 예라고 한다면 위렌돌프의 여인상은 곧 3차원의 세계이다. 이렇게 해서 이미 2차원과 3차원의, 다시 말해서 평면과 입체의 모든 문제제기는 구석기 시대의 인간들에 의해서 제기되고 각자 나름대로의 해답을 얻었다. 이러한 인류의 조형적인 표현을 보다 합리적으로 다양하게 전개시킨 것이 그리스의 미학이다.
그리스 철학의 기본은 형이상학이지만 그것의 해답은 합리성에 있다. 모든 것을 이치에 맞도록 논리를 꾸미고 그것에 안티테제로서 비합리를 설정하는 이른바 변증법적인 방법이 이미 그리스 미학에는 나타난다. 미술의 역사는 3만 년이라기도 하지만 기원 전후에서 비롯한 본격적인 미술의 역사는 1천년 가량이라고 볼 수 있다.
그간 사람들은 감각과 감성을 동원하여 미술을 시각예술로서 완성시켰다. 서양의 미술사뿐만 아니라 동양의 미술사도 마찬가지다. 특히 서양의 경우 미술 편에 있어서 중요시 한 것은 차원의 문제였다. 2차원의 평면과 더불어 3차원의 입체를 교차시킴으로서 많은 그리스의 조각과 르네상스의 미술과 그 후 계속되는 바로크, 로코코, 인상파, 추상화 등 다양한 조형표현을 실험하고 새로운 조형에 도달하였다.
문화라는 것은 다양화를 의미하기 때문에 단순하게 출발하여 복잡한 결과로 이행하는데, 차원의 역사도 점이나 선과 같은 1차원적이 표현에서 평면과 같은 2차원적인 표현, 그리고 입체와 같은 3차원적인 표현에 도달해서 인상파 등 미술의 꽃을 피웠다. 미술에 과학의 영향이 미치자 20세기 미술은 복잡한 양상의 띠었고 시간예술인 4차원의 문제까지 취급하게 되었다.
그 후 21세기가 다가오자 4차원의 문제도 보다 분화되어 다차원의 양상을 띠게 되었다. 회화와 조각, 장식미술 같은 모든 조형의 요소를 종합시킨 설치미술이라든가, 기계의 힘을 빌리는 컴퓨터 미술에 이르러서는 고전적인 차원의 문제는 붕괴되고 새로운 차원이 나타나게 된다. 그것을 차원의 관점으로 다루기에는 매우 어려움이 따르겠지만, 조형표현의 문제는 복잡해지고 다양해졌다. 그 바탕은 미술의 원리 속에 미학적인 방법뿐만 아니라 자연과학적인 모든 방법과 표현이 개입하기 때문이다. 미술은 예술이다. 그것은 근본적으로 과학과는 대립되는 개념이다.
그러나 미술의 역사를 보면 미술의 발전에는 반드시 과학적 관점이 개입한다. 예를 들면 그리스 조각에 있어서 입체적인 문제라든가, 르네상스 미술에 있어서의 광선과 해부학의 문제, 그리고 인상파에 있어서의 색채학과의 관련, 더 나아가 20세기에 와서는 자연과학의 문제 때문에 미술의 과학화가 이루어지고 그것은 종래의 개념에 따라서는 미술이라고 보기에는 어려울 정도로 새로운 양상을 띠게 된다. 미술의 역사는 발전은 없고 오직 변모가 있을 따름이라는 생각에서 본다면, 현대미술은 이제까지 인간이 만들어낸 모든 지혜, 과학, 정신문화, 미학 등을 하나로 엮어서 그야말로 그 전에 없었던 미술이 되고 만다. 백남준이 시작한 비디오아트도 그런 것 중에 하나이다.”
제6회 오늘의 한국조각 2001 - 四人의 視覺은 2001년 5월 3일부터 5월 31일까지 마석에 있는 모란미술관에서 개최되었는데, 초대작가는 김세중, 김정숙, 백문기, 윤영자로 4인이었다. 이때 커미셔너 역시 필자였다.
제7회 오늘의 한국조각 2002는 5월4일부터 5월 31일까지 최의순전으로 진행되었는데 정형민의 "최의순의 근작", 김윤수의 “공간과 형상의 지적 해석자" 라는 글로서 최의순의 예술세계를 설명하고 있다.
제8회 오늘의 한국조각 200은 5월 3일부터 5월 31일에 모란미술관에서 송영수 단독으로 개최되었는데, 이 전시에 대해서 이연수 관장은 서문에서 조각가 송영수에 대해서 불꽃같은 조각을 완성한 “철조각의 선구자'라는 글을 썼다.
“모란미술관은 매년 5월 기획전으로, 오늘의 한국조각을 열어왔다. 이 전시는 한국조각의 시대적인 흐름과 현재 다양하게 전개, 확장되는 조각의 양상을 점검하고자 기획되었으며, 또한 작품세계에 있어서 독자적인 자생성을 확보한 조각가를 중심으로 초대하는 전시이다. 올해는 조각가 송영수를 선정하여 전시와 함께 작품집을 출판하게 되었다.
송영수는 자연이 꽃을 피우듯 쇠와 불을 이용해 조각이라는 3차원의 꽃을 피워 올린 불꽃 같은 조각을 완성한 ‘철조(彫)의 선구자'였다. 조각의 재료가 가진 다양성에 관심을 두고 철 조각이라는 분야를 개척한 그는 전후 1세대 예술가로서 겪을 수밖에 없는 큰 충돌의 파장을 견뎌야만 했다. 한국전쟁의 비극과 고통, 1960년대의 정치 사회적인 혼란의 소용돌이를 내면세계로 승화하여 작품으로 표출하였으며, '거친 쇠붙이에 아름다운 영혼을 깃들이게 한 사람'이라 불리듯 그의 작품들은 조형적인 혁신을 가져왔다. 그렇기에 그가 남긴 작품들은 시대적 상황과 예술적 환경을 극복한 작가적 독창성에 기인하고 있으며, 그 자체로 조각이 가진 독자적인 힘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그는 날개를 활짝 펴기도 전에 40세의 나이로 요절하고 말았다.
한국 현대미술사에서 그가 이룩한 현대조각의 성과에도 불구하고 그에 대한 평가는 그 동안 너무나 부진하였다. 이는 그가 생전에 대한민국미술대전 심사위원을 역임하며 철 조각에 활기를 불어넣었으나 철조각사가 씌어지기에는 그의 삶이 너무 짧았고 서서히 활성화되려던 철조각이 그의 사후 단절되었음에 기인한다. 이에 이 책을 출판함으로써 ‘조각가 송영수'를 뒤돌아보고 미술사적 의미를 조명하고자 하였다.”
제9회 오늘의 한국조각 2004는 2004년 5월 1일부터 31일까지 모란 미술관에서 개최되었는데 초대작가로는 강태성과 최병상이었다. 이 전시에 대하여 필자는 “조형탐구의 방법론”이라는 글을 쓴 바 있다. “조각가는 조형탐구로서 창조자가 되고 그가 창조한 작품은 방법론에 따라서 구상도 되고, 추상도 된다. 오묘한 자연의 섭리 속에서 조각가가「조형탐구의 방법론으로서 실행하는 것은 시대에 따라, 환경에 따라, 그리고 사람에 따라 다르다.
조물주라는 만능의 천재는 그 속에 모든 조형의 가능성을 간직하고 있지만 피조물인 인간은 나름대로의 경향과 성격을 갖고 있다. 그래서 어떤 조각가는 구상적인 방법을 써서 자기 예술을 표현하지만 또 어느 조각가는 추상적인 방법으로 자기의 작품을 완성시킨다. 따라서 이 경우 어느 것이 중요하느냐가 문제가 아니라 그 조각가가 어떻게 태어나고, 무엇을 했느냐가 문제이다. 또 그가 태어나고 있는 시대가 어느 경향의 작품을 추구하느냐에 따라 다를 뿐이다.
따라서 「조형탐구의 방법론」은 시대적이지만, 또한 시대를 넘어서는 초시간적인 것이기도 하다.”
이렇게 해서 1996년부터 시작되어 지금까지 계속되는 모란미술관의 「오늘의 한국조각』전은 비록 한국 현대조각의 단면이었으나, 전시에 출품된 작품의 수준이나 작가의 역량으로 보아서 넉넉하게 한국의 현대조각을 엿볼 수 있는 기회라고 보여진다.
시대는 여러 가지 이유 때문에 달라지고 있지만 예술은 그 시대의 진실과 아름다움을 찾아서 밤하늘의 별들처럼 빛나고 있다. 그 별의 하나가 바로 모란미술관이 Catch하는 오늘의 한국조각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