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명: 제6회 모란조각대상전
전시기간: 2004.10.01 - 2004.10.31
전시장소: 모란미술관
참여작가: 김상균, 정국택, 이용덕, 김익성, 류득현, 이상봉, 이상하
전시내용:
대 상 - 김상균
특별상 - 정국택, 이용덕
특 선 - 김익성, 류득현, 이상봉, 이상하
심사평
창의적 발상과 성실한 작업의 기대
'모란조각대상' 이란 공모전을 시행하고 있는 모란미술관은 그동안 참신하고 역량있는 신인을 발굴하여 미술계에 진출시켰을 뿐만 아니라 한국조각의 발전을 위해 기여한 바가 크다. 올해 제6회를 맞이하는 '모란조각대상'은 조각 장르의 전반적인 침체 속에서 조각의 자기정립과 표현방법의 확산에 공헌함으로써 그 역할과 권위를 인정받고 있다. 예선을 거쳐 본심에 올라온 작가들이 한결같이 개인전이나 몇몇 주요 전시를 통해 능력을 검증받은 바 있다는 사실만 보더라도 젊은 조각가들 사이에 이 공모전에 대한 관심이 높음을 알 수 있다. 사실 개별적인 세계를 존중해야 하는 예술작품에 점수를 매겨 등급을 정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일 뿐만 아니라 논란의 여지가 있지만 좀처럼 작품발표의 기회를 갖기 어려운 젊은 작가들에게 공모전은 거부할 수 없는 제도이기도 하다. 그래서 심사를 맡은 사람으로서는 기술적인 숙련성 못지않게 작품의 독창성에 더욱 세심한 관심을 기울이게 마련이다.
본선에 올라온 작품들이 대체로 자기세계가 뚜렷하고 조각에 대한 신념과 애정을 지닌 작가들의 열정을 느끼게 만들었다. 그중에서 김상균은 시멘트란 재료를 사용하여 작품의 건축적 구조를 효과적으로 표현하고 있어 주목받았다. 서구의 여러 건축양식이 혼재된 그의 작품은 회색 시멘트의 삭막함을 시적(詩的)으로 승화시킨 성공작으로 평가할만하다. 시멘트의 건조하면서 무기질적인 물성은 구축적인 구조를 더욱 견고하게 만드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을뿐만 아니라 작품의 기념비성(monumentality)을 강화한다. 인간의 욕망에 의해 축조된 바벨탑과 같은 것을 연상시키면서도 고립된 물체로 놓여지는 것이 아니라 자연과 조화를 이룰 수 있다는 점 또한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부분이다. 더욱이 치밀한 계획과 그것을 구현함에 있어서 필요한 재료를 다루는 솜씨 역시 돋보였기 때문에 심사위원들은 이 작품을 대상으로 선정하는데 의견의 일치를 이룰 수 있었다. 대상으로 선정된 작품과 경합했던 나머지 본선 심사대상 작품들 역시 많은 시간과 정성을 들여 제작한 것인 까닭에 특별상을 고르는 일이 쉽지 않았다.
회화와 더불어 전통적으로 미술의 주요장르로 인정되던 조각의 위축은 더 이상 새삼스러운 것이 아닐 지경에 이르렀다. 매체와 표현의 규범에 얽매이지 않을 뿐만 아니라 경계를 거부하는 자유로운 발상과 아울러 다양성과 다원성을 추구하려는 움직임의 확산에 따라 설치와 영상미디어가 급속하게 신장된 반면 전통적인 방법에 충실한 회화와 조각은 심지어 보수적인 것으로 매도당하기도 한다. 미술이론에서조차 회화와 조각의 시효소멸을 선언하는 말들이 유포되고 있으니 작가들로서는 노동을 통해 물질을 가공하여 삼차원의 입체를 만들어내는 작업이 시대에 뒤떨어진 것은 아닐까 하는 자격지심에 사로잡힐 수밖에 없을 것이다. 과거 회화와 조각이 누렸던 영화(榮華)와 비교하자면 현대미술에서 그것의 위축은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다. 그렇다고 회화와 조각의 죽음을 선언하는 것은 현실을 호도하는 것에 불과하다. 조각의 진정성을 찾고자 한다면 성급하게 유포된 유언비어에 주눅들기보다 이러한 현상을 낳은 제도적 조건, 장치에 대해 먼저 돌아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나아가 이 시대의 요구와 필요가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고민하여야 할 것인데 만약 조각이 전통적인 재료나 방법에만 의존하여 재래의 틀을 벗어나지 못한다면 조각은 더 이상 창의적인 결과를 기대할 수 없는 물건으로 전락하고 말 것이다.
이번에 본선에 올라온 작가들이 조각만의 고유한 세계를 추구하되 그것의 전통에 안주할 것이 아니라 방법과 매체의 확산을 통해 보다 확고한 자기세계를 정립하기를 기대한다.
최태만 미술평론가 (대표집필)
전시명: 제6회 모란조각대상전
전시기간: 2004.10.01 - 2004.10.31
전시장소: 모란미술관
참여작가: 김상균, 정국택, 이용덕, 김익성, 류득현, 이상봉, 이상하
전시내용:
대 상 - 김상균
특별상 - 정국택, 이용덕
특 선 - 김익성, 류득현, 이상봉, 이상하
심사평
창의적 발상과 성실한 작업의 기대
'모란조각대상' 이란 공모전을 시행하고 있는 모란미술관은 그동안 참신하고 역량있는 신인을 발굴하여 미술계에 진출시켰을 뿐만 아니라 한국조각의 발전을 위해 기여한 바가 크다. 올해 제6회를 맞이하는 '모란조각대상'은 조각 장르의 전반적인 침체 속에서 조각의 자기정립과 표현방법의 확산에 공헌함으로써 그 역할과 권위를 인정받고 있다. 예선을 거쳐 본심에 올라온 작가들이 한결같이 개인전이나 몇몇 주요 전시를 통해 능력을 검증받은 바 있다는 사실만 보더라도 젊은 조각가들 사이에 이 공모전에 대한 관심이 높음을 알 수 있다. 사실 개별적인 세계를 존중해야 하는 예술작품에 점수를 매겨 등급을 정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일 뿐만 아니라 논란의 여지가 있지만 좀처럼 작품발표의 기회를 갖기 어려운 젊은 작가들에게 공모전은 거부할 수 없는 제도이기도 하다. 그래서 심사를 맡은 사람으로서는 기술적인 숙련성 못지않게 작품의 독창성에 더욱 세심한 관심을 기울이게 마련이다.
본선에 올라온 작품들이 대체로 자기세계가 뚜렷하고 조각에 대한 신념과 애정을 지닌 작가들의 열정을 느끼게 만들었다. 그중에서 김상균은 시멘트란 재료를 사용하여 작품의 건축적 구조를 효과적으로 표현하고 있어 주목받았다. 서구의 여러 건축양식이 혼재된 그의 작품은 회색 시멘트의 삭막함을 시적(詩的)으로 승화시킨 성공작으로 평가할만하다. 시멘트의 건조하면서 무기질적인 물성은 구축적인 구조를 더욱 견고하게 만드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을뿐만 아니라 작품의 기념비성(monumentality)을 강화한다. 인간의 욕망에 의해 축조된 바벨탑과 같은 것을 연상시키면서도 고립된 물체로 놓여지는 것이 아니라 자연과 조화를 이룰 수 있다는 점 또한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부분이다. 더욱이 치밀한 계획과 그것을 구현함에 있어서 필요한 재료를 다루는 솜씨 역시 돋보였기 때문에 심사위원들은 이 작품을 대상으로 선정하는데 의견의 일치를 이룰 수 있었다. 대상으로 선정된 작품과 경합했던 나머지 본선 심사대상 작품들 역시 많은 시간과 정성을 들여 제작한 것인 까닭에 특별상을 고르는 일이 쉽지 않았다.
회화와 더불어 전통적으로 미술의 주요장르로 인정되던 조각의 위축은 더 이상 새삼스러운 것이 아닐 지경에 이르렀다. 매체와 표현의 규범에 얽매이지 않을 뿐만 아니라 경계를 거부하는 자유로운 발상과 아울러 다양성과 다원성을 추구하려는 움직임의 확산에 따라 설치와 영상미디어가 급속하게 신장된 반면 전통적인 방법에 충실한 회화와 조각은 심지어 보수적인 것으로 매도당하기도 한다. 미술이론에서조차 회화와 조각의 시효소멸을 선언하는 말들이 유포되고 있으니 작가들로서는 노동을 통해 물질을 가공하여 삼차원의 입체를 만들어내는 작업이 시대에 뒤떨어진 것은 아닐까 하는 자격지심에 사로잡힐 수밖에 없을 것이다. 과거 회화와 조각이 누렸던 영화(榮華)와 비교하자면 현대미술에서 그것의 위축은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다. 그렇다고 회화와 조각의 죽음을 선언하는 것은 현실을 호도하는 것에 불과하다. 조각의 진정성을 찾고자 한다면 성급하게 유포된 유언비어에 주눅들기보다 이러한 현상을 낳은 제도적 조건, 장치에 대해 먼저 돌아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나아가 이 시대의 요구와 필요가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고민하여야 할 것인데 만약 조각이 전통적인 재료나 방법에만 의존하여 재래의 틀을 벗어나지 못한다면 조각은 더 이상 창의적인 결과를 기대할 수 없는 물건으로 전락하고 말 것이다.
이번에 본선에 올라온 작가들이 조각만의 고유한 세계를 추구하되 그것의 전통에 안주할 것이 아니라 방법과 매체의 확산을 통해 보다 확고한 자기세계를 정립하기를 기대한다.
최태만 미술평론가 (대표집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