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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가분不可分: 안형남의 서사(Inseparable: A Retrospective of Hyong Nam Ahn)≫

○ 전시명: ≪불가분不可分: 안형남의 서사(Inseparable: A Retrospective of Hyong Nam Ahn)≫ 

○ 전시기간: 2025. 9. 12.(금) - 12. 28.(일) / 107일간

○ 전시장소: 모란미술관 실내전시장, 백련사

○ 참여작가:  안형남

○ 장르: 회화, 조각, 설치, 드로잉 등

○ 주최: 모란미술관

○ 주관: 워터폴아트재단(WATERFALL ARTS FOUNDATION)

○ 후원: Grace Charity Foundation, Yieum Partners, Kalosworks, The Crossing Lab, Fung Family

○ 협업작가: 신지호(건국대학교 영상영화학과 교수)

○ 전시서문

  안형남의 피에는 이산(離散)이 흐른다. 안형남은 “앞을 보면 절벽이요 뒤를 보면 기적이었노라”고 했다. 작가로서 살아가기 녹록지 않은 현실을 말하는 것도 같지만 사실 이는 그의 개인사이자 한국 근현대 디아스포라의 역사를 내포한 언술(言述)이다. 그는 열일곱 살에 미국으로 가서 지금까지 살고 있다. 어린이 선교와 기독교 음악 보급으로 유명한 안성진 목사가 그의 부친이다. 미국과 캐나다에 교회를 개척하였던 부친 안성진 목사의 궤적으로 보건대 안형남의 이민은 가족의 이주였다. 사실 그의 가족들이 생의 터전인 장소를 한국에서 미국으로 옮긴 것은 안성진이 평양에서 대구로, 다시 서울로 온 한국전쟁 때의 이동보다는 훨씬 수월하였을 것이다. 안형남의 증조부와 증조모는 일제강점기에 평양에서부터 만주로 가서 독립운동에 몸담그다 이름없이 스러져간 이들중 하나였다.

  증조부모의 조국으로부터의 망명, 부친의 고향으로부터의 분리, 안형남의 유학의 모습을 띤 이민은 한국 근현대사를 담은 디아스포라의 역사이다. 기억에 없는 조부모는 차치하고라도--이런 경우 그들은 가족의 말 속에서 살아나고 정신 속에 거주하기 마련이다--사투리가 다른 남한에서의 생활을 신앙으로 견뎌낸 부친의 생애, 고국에 남은 누이와 미국에서도 흩어져 사는 형제들이라는 개인사는 자의적인 현대의 디아스포라를 보여준다. 동시에 필연성을 띠는 한국의 현대사를 반영한다. 부친 이전으로부터 비롯된 삶의 방식은 어느 곳이든 접속하고 뿌리를 내리는 리좀(Rhizome)의 구조와 닮아 있다. 비위계적이고 수평적인 전지구적인 분포와 다양성을 포용하고 변화하는 유목적 삶의 방식은 작가 안형남의 삶에서 자유로이 유영하며 접속하는 탈중심의 사유를 가능케 하는 강한 힘으로 작동한다.

  그의 작업들이 기계와 물질 그리고 전기를 이용하여 인간의 형상을 나타내거나 길가의 돌멩이나 볼트와 같은 허접한 재료와의 결합을 기꺼워하는 것은 위계적 구조를 벗어난 생에 대한 관념 덕일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모든 것은 사랑 혹은 신념이나 구도에 대한 것이다. 땅에 굳게 묶이지 않은 이만이 돌파하여 만날 수 있는 인간성의 깊은 곳을 그가 간파한 때문이다. 인간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은 형상에 주목하게 하는 <이브와 아담> 시리즈로, 인간의 감각이란 무엇인가라는 관심에서 시작하여 세상의 구조에 대한 성찰은 <Wind Rock> 시리즈로 이어지는 것처럼 그의 작품은 인간, 세계, 영혼의 문제로 확장되어 간다. 물질을 상호 연계시키고 데페이즈망처럼 놀라운 결합으로 문득 깨닫게 하고 때론 그 날카로움에 손이 베어 피가 맺히는 잔혹한 현실을 직시하게 한다.

  그 어느 때보다 뜨거웠던 여름의 2개월여를 작가는 모란미술관의 오두막에서 레지던시하며 공간을 사유하고 자연을 탐미하며 향수를 일깨운 듯하다. 사찰 마당을 파헤쳐 언덕과 길을 만들어내고 이곳에서 저곳으로, 이 전각에서 저 전각으로 이끄는 그의 행로는 소우주, 자연의 축소판을 실현한 듯도 하다. 더 구체적으로 과거의 것들, 즉 작은 동산이나 포장되지 않은 울퉁불퉁한 길과 계곡과 같은 것을 구현해낸 듯도 하다. 이러한 조성된 자연은 가산(假山)의 정신을 이어받아 구현된 현상계의 정신성이라고 할 수도 있겠다.

  자연과 작품과 식물과 돌이 경계가 사라진 작품 앞에서, 미술관 천장을 향하는 야곱의 사다리 앞에서 우리는 보다 겸허해지며 구원에 대해 생각할 기회를 갖는다. 외로운 자가 외로움의 끝을 알고, 떠난 자만이 세상의 끝을 알 것이다. 자신의 자리에 움츠러들어 있는 우리에게 안형남은 그의 신체성을 느낄 수 있는 작품으로 세상의 끝, 부친의 부친의 부친에게서 시작하여 황홀했던 창작의 기쁨을 넘어서 이제는 자신의 저물어가는 시간의 여정에 대해 구술(口述)한다. 개인의 서사, 그것은 역사와 나눌 수 없고, 인간의 작품은 자연과 분리될 수 없으며 물질인 작품은 영혼의 것임을 그의 흑색 드로잉 앞에서, 얇게 오려낸 철조각들 사이에서, 반짝이는 네온에 눈이 휘둥그레진 순간에도 뼈저리게 느끼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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