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연합뉴스] 김아타 '자연이 그린 작품' 첫 전시…"자연과 공명한 캔버스“

2022-06-15
조회수 22


 송고시간2022-05-10 11:04   김준억 기자 

 

부다가야·아타카마사막·제주 등지서 10년에 걸친 작업 선봬

모란미술관 재개관 첫 전시회 '자연하다 ON NA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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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다가야·아타카마사막·제주 등지서 10년에 걸친 작업 선봬
(남양주=연합뉴스) 김준억 기자 = 김아타 작가가 모란미술관에서 강원도 홍천 땅 속에 묻었던 캔버스로 작업한 작품을 설명하고 있다. 2022.5.9

(남양주=연합뉴스) 김준억 기자 = 김아타 작가가 모란미술관에서 강원도 홍천 땅 속에 묻었던 캔버스로 작업한 작품을 설명하고 있다. 2022.5.9


(남양주=연합뉴스) 김준억 기자 = 자연이 스스로 그린 회화이면서 자연이 카메라로 기능해 캔버스를 감광시킨 사진이기도 하다.

세계적 명성을 쌓은 김아타(66) 사진작가가 12년 전 돌연 캔버스 작업을 시작한 이후 예술과 자연을 사유한 결과물을 처음으로 전시한다.

김아타는 지난 10년 동안 인도 부다가야, 칠레 아타카마 사막, 미국 인디언 거주지, 일본 히로시마 등 세계 각지와 제주 바다, 강원도 숲속 등 국내 곳곳에 캔버스를 세웠다.


인도 부다가야 마하보디 사원에 세운 캔버스 [모란미술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인도 부다가야 마하보디 사원에 세운 캔버스 [모란미술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자연하다'라는 이름을 붙인 이 프로젝트는 빛, 공기, 비, 눈, 모래, 먼지, 나무 등이 스스로 캔버스에 색과 형상을 만들게 하는 것이다.

경기 남양주시 모란미술관이 재개관 기념으로 개최하는 김아타 초대전 '자연하다 ON NATURE'의 전시작들은 캔버스가 세워졌던 곳들의 환경을 그대로 가져왔다.

석가모니가 깨달음을 얻은 곳인 부다가야의 마하보디 사원에 세웠던 캔버스는 '힘든 땅'을 받아들인 듯 천이 상했고, 짙은 무채색으로 채워졌다. 캔버스 틀을 따라 난 옅어진 격자무늬는 천이 겪었던 고행을 보여주는 듯하다.

김아타 '자연하다 ON NATURE, Buddhgaya in India, N 24°41´42˝, E 84° 59´33, Oct 9,2010_ Mar 22,2012' [모란미술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김아타 '자연하다 ON NATURE, Buddhgaya in India, N 24°41´42˝, E 84° 59´33, Oct 9,2010_ Mar 22,2012' [모란미술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김아타는 "싯다르타가 붓다가 된 이유를 알고 싶었다. 부다가야는 '자연하다'의 캔버스가 서야 할 이유에 가장 가깝다"고 말했다.

2년이 지난 캔버스를 만난 순간의 충격이 컸다는 작가는 "붓다는 큰 상처의 현현(顯現)임을 깨달았다. 나를 가진 채 세상을 얻을 수 없다. 캔버스는 모든 것을 잃었다. 모든 것을 얻었다. 나는 잠시 붓다가 되었다"고 회고했다.

지구에서 가장 건조하고 바람이 센 곳으로 알려진 아타카마 사막에 세웠던 캔버스 역시 틀 모양을 고스란히 드러낸다. 천에는 작은 모래 알갱이가 수없이 부딪혔다.

김아타 '자연하다 ON NATURE Atacama Desert in Chile, S23°55'83" W70°23'41", Dec 9, 2010_ Feb 14, 2013' [모란미술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김아타 '자연하다 ON NATURE Atacama Desert in Chile, S23°55'83" W70°23'41", Dec 9, 2010_ Feb 14, 2013' [모란미술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이 작품의 작가노트에선 "2년이 지난 캔버스의 씨줄과 날줄 사이에 모래가 촘촘했다. 캔버스가 아타카마를 품었다"면서 캔버스를 보존하기 위해 양면을 아크릴로 덮고서는 "아타카마는 화석이 됐다"고 말했다.

강원도 홍천의 숲에서 땅을 3m 정도 파고 묻었던 캔버스에선 흙과 미생물 등으로 삭은 형상을 나타냈고, 제주 바다에 담갔던 캔버스는 물고기와 해초, 불가사리 등이 그림을 그렸다.

각종 비엔날레에 초대되고, 세계 굴지의 미술관이 그의 사진을 소장할 정도로 성공했던 사진작가는 왜 캔버스 작업을 택했을까.

김아타는 전시회 개막을 앞두고 9일 연 기자간담회에서 "뉴욕, 런던, 모스크바 등 인간의 역사를 가늠할 수 있는 도시 12곳을 순회하면서 한 도시를 1만 컷의 사진을 촬영해 하나로 포개는 '온에어 프로젝트 안달라 시리즈'를 지독하게 했다"며 "그 프로젝트를 다하고 나니까 어느 날 나 자신이 자연에 가 있었다. 그래서 캔버스를 세우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결과가 어떻게 나타날지 전혀 모르는 상황에서 캔버스를 세우는 작업은 작가로서는 위험한 일이었다"고 덧붙였다.

사진작가로서는 이름이 높았지만, 작가조차 결과를 예상하지 못한 작업에 갤러리들과의 관계는 끊어졌다고 한다. 쉽게 닿을 수 없는 곳에서 2년 정도를 기다려야 했고 비용도 만만치 않았다. 환갑을 넘긴 작가는 예술의 의미를 찾는 구도를 이어나갔다.

(남양주=연합뉴스) 김준억 기자 = 김아타 작가가 모란미술관에서 제주 바다에 설치했던 캔버스를 아크릴로 보존처리한 작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2022.5.9

(남양주=연합뉴스) 김준억 기자 = 김아타 작가가 모란미술관에서 제주 바다에 설치했던 캔버스를 아크릴로 보존처리한 작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2022.5.9


작가는 간담회에서 "이 프로젝트에서 중요한 것은 기존 회화와 출발이 완전히 다르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미술비평가 아서 단토의 책 '무엇이 예술인가'에서 "캔버스는 의미를 구현하는 사물의 일부이긴 해도, 결코 의미의 일부는 아닌 것이다"란 구절을 인용하면서 그는 "'자연하다' 프로젝트는 캔버스 자체가 의미로서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캔버스는 자연과 스스로 공명한다"고 강조한 작가는 "내 몸의 상함을 통해 자연을 받아들이는 것으로 '내 죽음을 기억한다'는 '메멘토 모리'(Memento mori)라고 할 수 있다"고도 했다.

미국 뉴멕시코 산타페 인디언보호구역에 설치한 캔버스 [모란미술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미국 뉴멕시코 산타페 인디언보호구역에 설치한 캔버스 [모란미술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아울러 이 프로젝트와 사진의 연관성이 없다는 점을 굳이 부인할 필요는 없다면서도 "큰 틀에서 보면 사진이다. 포토그래프는 '빛 그림'이란 뜻이다. 캔버스는 완벽한 아날로그 필름으로서, 온몸을 자연에 노출하는 것이다. 2년 동안 자연을 받아들인 빛 그림이다"라고 말했다.

명사인 '자연'을 동사로 활용한 '자연하다' 프로젝트의 결과물은 자연을 거대한 카메라로 사용해 자연의 빛을 렌즈와 조리개를 통과시키지 않고, 젯소(Gesso)를 올리지 않은 순수한 천을 필름으로 삼아 담아낸 포토그래프이기도 한 것이다.

간담회에 동석한 임성훈 미술비평가는 "'자연이 그린 그림'이지만, 자연을 예술화하거나 예술을 자연으로 환원시키는 작업을 하는 작가라고 오해해서는 안 된다"며 "환경미술, 생태미술 등과 같은 특정한 장르로 파악될 수 없는 존재론적 지향성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모란미술관이 전시회와 함께 발간한 책 '자연하다'에는 지난 2월 별세한 이어령의 '김아타 자연하다를 말하다'란 글이 구술(口述)로 실렸다.

세상을 떠나기 26일 전 작가와의 대화에서 고인은 "스스로 그림을 그리지 않고 자기의 생각과 사상을 자연에, 바람에 맡기면, 바람이 스쳐 지나가면서 상상할 수 없는 문양들을 만든다. 이것이 '자연하다'이다. 찢어지고 주름지고 겹친 그것이 시간이고, 바람이고, 우주다. 이것이 '자연하다'의 철학이다"라고 말했다.

존재에 대한 감응의 지평이 열리는 곳에 캔버스를 세워왔다는 작가는 이번 전시를 기념하기 위해 모란미술관의 야외 전시장에 캔버스를 세워두고 '모란하다'로 명명했다.


(남양주=연합뉴스) 김준억 기자 = 김아타 작가가 모란미술관에 설치한 '모란하다'를 설명하고 있다. 2022.5.9

(남양주=연합뉴스) 김준억 기자 = 김아타 작가가 모란미술관에 설치한 '모란하다'를 설명하고 있다. 2022.5.9


전시는 19일부터 10월 19일까지.

justdust@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22/05/10 11:04 송고


* 기사 출처 : https://www.yna.co.kr/view/AKR20220510051200005?input=1195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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